▲<만희네집>을 읽고 책놀이이사가는 친구를 위해 모두가 함께 만든 마을 지도
정가람
작은도서관엔 비교적 아이들이 적게 오는 오전 시간을 이용해 엄마들이 자유롭게 동아리를 꾸려가고 있었다. 육아품앗이 '도토리', 인문학 독서모임 '벼와 보리', 바느질모임 '꼬매', 천연화장품만들기 '천연미인', 가족합창단 '화모니', 영어회화 '줌마영어' 등 다양한 동아리가 활동 중이었다. 마을극단 '밥상'도 함크의 동아리로 등록하고 자리를 펼쳤다.
함크의 오후는 아이들을 위한 시간으로 운영된다. 자유롭게 놀며 책을 보는 것을 기본으로 책놀이, 절기행사, 숲학교, 책만들기, 바깥놀이터, 발도로프 수공예, 대안학원, 청소년동아리모임, 청소년미디어, 도서관축제, 여름캠프 등 다양한 방과 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년 전엔 아이들이 어려 선뜻 끼지 못하다 첫째가 일곱 살이 되고 막내가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법을 깨치면서 비로소 우리 가족도 좀 더 적극적으로 도서관 여러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함크의 프로그램들은 전문 선생님을 모시고 진행하는 수업도 있지만, 주로 엄마들의 봉사로 이루어진다. 아기띠 졸업을 하면서 손발이 자유로워지자 나도 구연동화를 했던 어릴 적 경험을 살려 책읽기 봉사를 하며 도서관 오후의 작은 조각 하나를 채우곤 했다. 그렇게 함께 하는 시간을 2년 동안 차곡차곡 쌓으며 함크의 너른 테이블에 우리 가족의 손때도 묻혀갔다.
'돌멩이국 마을육아'를 이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