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선캠프 상황실장 출신의 금태섭 변호사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20대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안 의원과 행보를 달리 하게 된 것과 관련해 "대선 후보 사퇴, 민주당과 합당 때 내 판단은 달랐지만 안 의원을 리더로 존중하고 따랐다"라며 "하지만 총선을 서너달 앞두고 충분한 명분과 준비 없이 야당을 나누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남소연
문재인 대표의 사퇴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키워드는 '변화'다.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 체제를 중심으로 인재영입위원회는 새 인물을 수혈하고, 뉴파티위원회는 새로운 기풍을 만드는 활동으로 '변화'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변화의 시작은 사람이다. 김종인 위원장을 비롯해 선대위에는 현역의원보다 많은 '새 인물'이 포함됐다. 인재영입위원회에 현역의원은 1명, 뉴파티위원회에는 한 명도 없다.
금태섭 인재영입위 부위원장은 그 변화의 '선봉장'격이다. 그는 이철희 전 두문정치연구소장을 비롯해 문 대표의 인재영입 인사들과 함께 뉴파티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막말을 하지 않겠다', '내 밥값은 내가 내겠다' 같은 새로운 기풍을 제시하고 이를 직접 실천할 것을 다짐했다. 이 '실천'에는 '교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금 부위원장은 뉴파티 가운데 가장 먼저 총선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금 부위원장은 지난 27일 "변화와 혁신의 선봉에 서겠다"며 서울 강서갑 출마를 선언했다. 강서갑 현역 의원은 지난 1996년 15대 국회부터 지역을 지켜온 4선의 신기남 의원이다. 그는 2000년대 초반 정동영, 천정배 등과 '정풍운동'으로 당의 개혁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아들 로스쿨 특혜 요구 의혹으로 당원자격정지 3개월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사실상 총선 출마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출마선언 다음날인 28일 강서구 화곡동의 한 카페에서 금 부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신 의원의 징계에 "상당히 안타깝다. 하지만 이곳에 출마하기로 한 상황에서 신 의원의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면서도, "바꿔야 한다는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라고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20년 전, 신 의원이 이곳에 출마하고 혁신을 이끌었던 것처럼 또 다시 변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금 부위원장은 지난 대선 국면에선 안철수 의원의 최측근이었다. 하지만 안 의원은 국민의당을 새로 꾸렸고, 금 부위원장은 안 의원이 떠난 더민주에 몸을 담았다. 금 부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대선 후보 사퇴, 민주당과 합당 때 내 판단은 달랐지만 안 의원을 리더로 존중하고 따랐다"며 "하지만 총선을 서너달 앞두고 충분한 명분과 준비 없이 야당을 나누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지금은 내 판단에 따라 움직이고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정치'를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다음은 금 부위원장과 한 일문일답이다.
"강서갑, 다시 변화해야 할 때"- 서울 강서갑에 출마한 이유는 무엇인가?"서울 서부벨트는 우리 당의 지지자들이 많은 곳이다. 하지만 지난 선거에서 강서와 양천 모두 새누리당에 밀렸다. 전략적으로 바람을 일으켜야 하는 지역이다. 서부벨트에서 바람이 불면 다른 지역에도 퍼질 수 있다. 오랫동안 변화가 없었던 강서에서 변화를 통해 바람을 일으키는 단서를 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 보통 국회의원 후보들의 지역구 선정은 '연고'에 기반한다. 강서구와 인연이 있나?"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굳이 따지자면 인연이 없는 곳은 없다. 정치인들이 어떻게라도 인연을 강조하려고 하지만 여기서 살았던 게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 면에서 지역에 오래 계셨던 분들에 비해 불리하다는 걸 잘 안다. 다만, 앞으로 오랫동안 인연을 쌓아가겠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신기남 의원이 20년 이상 이곳에 살면서 '강서 사람'이 된 것처럼, 나 역시 그렇게 할 생각이다."
- 더민주의 신기남 의원 징계 결정이 나온 직후 출마를 선언했다. 윤리심판원의 판단을 기다렸던 건가?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 어떻게 할 생각이었나?"신기남 의원 역시 20년 전 이 곳에서 오셨고, 지역 주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개인적으로 신 의원이 대학 선배이고, 법조인으로서도 선배시다. 윤리심판원의 결과에 상당히 안타깝다. 하지만 이곳에 출마하기로 한 상황에서 신 의원의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 기존 현역 의원이 있는 곳에 출마를 선언했다는 것은 '인물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징계로 인해 신 의원의 출마가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 건가?"앞서도 말했지만,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의 인물로 표를 달라고 할 염치도 없는 상태다. 큰 잘못이 있어서라기보다는 바꿔야 할 때가 됐다는 얘기다. 누군가를 재판하자는 게 아니다. 바꿔야 한다는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누구 나오지 마라', '누구 나오라'는 식으로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직접 나서서 바꿔보겠다는 생각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이것은 20년 전 신기남 의원이 이곳에 출마하고 당의 혁신을 이끌었던 것과 같다. 또 다시 변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 지난 2014년 7.30재보궐 선거에 출마가 무산된 이후 오랫동안 정치 활동이 없다가 갑자기 예비후보 활동과 뉴파티위원회와 인재영입위원회 활동을 동시에 하게 됐다. 준비가 돼 있었나? "어떻게 당에 기여를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당직을 갖지는 않았지만 최근 몇개월 동안 변호사로 사건도 맡지 않고 총선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으면 하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야당이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나아가 정권교체를 하는 데 힘을 더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공부했다."
"뉴파티, 불출마는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