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길 곳곳의 바닥에 세겨진 [S.P.Q.F]
박다나
로마의 거리를 걷다보면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누구나 밟고 지나갈 수 있는 바닥에 적혀있는 S. P. Q. F 문구이다. 지중해를 로마의 내해(內海)로 만들면서 팍스로마나(로마가 주도하는 세계 평화)를 천년이나 이루었던 로마의 대표적인 표기이다.
Senatus Populusque Romanus 약자로 영어로는 THE SENATE AND THE PEOPLE OF ROME: 로마원로원과 시민여러분, 즉 로마 시민의 대표격인 직접민주정치(민회)를 의미한다. 사회 지도층인 로마 원로원과 평민들의 대표 기관인 민회의 끊임없는 견제와 협의로 균형을 이뤄 로마 제국은 지중해를 지배하고도 500년 이상을 번성하였다.
기원전 1세기 시저라는 남자가 재정까지 이끌며 그후 시스템이 3번이나 바뀌고 쿠테타가 일어나는 일련의 과정들을 거치면서도 로마가 476년까지 무려 천년을 갔다는 것은 같이 모여 토론하고 경계하며 조화롭게 나라를 이끈 S. P. Q. F 시스템이 탄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점차 원로원의 권력유지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로마는 그렇게 멸망한다.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가 보류돼 압박감을 느끼면 여야 및 국민의 의견수렴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해당 법안에 찬성하는 의원들만 모아 표결을 강행해 법안을 통과시키는, 일명 '날치기'라는 단어가 존재하는 대한민국은 S. P. Q. F 의 민주주의 정신과 민심을 등에 업지 않은 채, 소통을 거부한 정치가 그 나라에 어떠한 결과를 낳았는지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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