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이 노년의 삶을 어떻게 형성하는가> 겉표지.
에코리브르
미국 애리조나 대학교 사회학과 코리 M. 에이브럼슨 교수가 쓴 <불평등이 노년의 삶을 어떻게 형성하는가>(아래 <노년의 삶>) 역시 이와 비슷한 맥락의 문제를 다룬다. 저자는 모든 계층의 노인이 신체적․정신적 시련과 사회적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고 전제하며, 이들이 노화라는 공통된 경험에 직면해 있으면서도 불평등 기제에 따라 승자와 패자로 나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2년 4개월 동안 4개 도시를 대상으로 비교민족지학적 현장 연구를 수행하면서 60여 명의 노인들을 집중적으로 취재했다.
이 책의 목적은 사회 계층화의 핵심 메커니즘-건강 불균형, 구조적 불평등, 문화, 관계망 등-이 어떻게 노년의 일상생활을 구조화하는지, 또한 역으로 노년에만 해당하는 실제적이고 상징적인 측면이 어떻게 미국 불평등의 중심축을 이루는지 보여주는 데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인생의 종반전에서 기회와 결과가 왜 여전히 계층화한 채 남아 있고, 인생이라는 경기의 선수와 규칙이 전바적으로 불평등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설명할 것이다(13~14쪽).
저자는 노년이라는 '종반전'의 삶을 출전 선수, 경기의 규칙, 경기장의 모습, 선수들의 전략, 팀 역학에 초점을 맞춰 설명한다. 가령 노인들은 인생의 종반전에 공통적인 곤경을 겪으면서 다른 세대와 "완전히 다른 동물"(37쪽)로 한데 묶이지만(출전 선수), 각자가 참가하는 경기는 불공평한 사회적 환경에 따라 불공정하게 진행된다(경기의 규칙).
요컨대 노인들의 삶은 '평등'하지 않다. 노인들은 똑같이 노화 과정을 겪으면서도 이전부터 계속 이어진 불평등으로 말미암아 노화에 대처하기 위해 동원하는 전략과 이에 따른 결과가 상이하게 나타난다. 어느 지역에서 어떤 사회적 관계망에 따라 어느 정도의 물질적 자원을 쓰면서 살아가는지가 노인들의 삶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