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그림
AK 커뮤니케이션즈
언제나 한숨만 가득한 나날이지만, 접대원으로 일하는 술집에서 여러 해 동안 상냥한 웃음으로 일하는 언니가 '연극단원'이었다는 얘기를 듣고는, 또 이 언니가 접대원 일을 그만두고 동물원 일자리를 얻었다고 귀띔하는 말을 듣고는, 또 이 언니가 접대원 일을 그만둔 뒤에 그 술집에 손님이 절반 남짓 뚝 끊어진 모습을 보고는, 삶이란 무엇인가 하고 새삼스레 돌아봅니다.
참말 삶이란 무엇이고, 서울살이(도쿄살이)란 무엇일까요. 우리 둘레에는 어떤 사람이 있고, 나(와 너)는 어떤 사람일까요. <만화가 상경기>를 보면, 시골에서 지낼 때이든 서울(도쿄)로 올라와서 지내든, 사이바라 리에코 님은 이녁 스스로 '나는 더없이 못난 꼴불견'이라고 되뇝니다. 참말 사이바라 리에코 님은 그저 '더없이 못난 꼴불견'이기만 한 사람일까요.
고양이는 친해진 지 일주일 만에 사라졌다. 우리 집에서 아픈 데도 다 돌봐 주고 깨끗하게 목욕도 시키고 또 사람도 잘 따르게 붙임성 좀 키워서 내보냈으니, 그래도 우리 집보다는 좋은 데서 거둬 줬겠지.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땐 정말 그 고양이가 부러웠다. (10화)
미술서가 잔뜩 쌓인 책방에 들렀다. 이런 책들은 비싸서 사진 못하고 그냥 그 자리에서 봤다. 정말 재미있었다. 그 순간, 왜 못 사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건 바로 이 책인데 왜 난 이런 옷이나 입고 있지?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바로 이 책인데 왜 허구한 날 하는 일도 없이 집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남자랑 살고 있지? (16화)그림을 그리고 싶은 꿈이 있지만, 이 꿈을 언제 이룰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만화를 그리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이 마음을 언제 열는지 알 노릇이 없습니다. 어느 날 책방에 들러서 미술책을 서서 읽다가 '왜 이 책을 사지 못하나?' 하고 스스로 물어요. '왜 이 책을 사서 집에서 느긋하게 읽지 못하나?' 하고 스스로 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