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대전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열린 '을지대학교병원 행정부원장 김OO, 그가 지나온 노동현장에 무슨 일이 있었나-그 실체를 밝힌다' 증언대회 장면.
오마이뉴스 장재완
20일 오후 대전 중구 문화동 기독교연합봉사회관 컨벤션홀에서는 '을지대학교병원 행정부원장 김OO, 그가 지나온 노동현장에 무슨 일이 있었나-그 실체를 밝힌다'는 주제의 증언대회가 열렸다.
을지대병원은 지난 1월 1일자로 노무사인 김씨를 행정부원장으로 특별채용해 임명했다. 김 부원장이 임명되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즉각 성명을 내고 반발했다. '반사회적 노동탄압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사업장'마다 그가 근무했었다며 노조파괴를 위해 채용한 행정부원장 임명을 철회하라는 것.
또한 지역의 시민사회에서도 30여개 단체가 참여하여 '을지대병원 민주노조지키기 대전시민대책위원회(준)'를 꾸리고 대응에 나섰다. 왜 이렇게 노조와 시민사회가 김 부원장의 임명에 민감한 것일까? 그 이유를 설명하는 자리가 바로 20일 열린 '증언대회'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김 부원장이 1996년 대전성모병원, 2006년 부천 세종병원, 2012년 대구 시지노인전문병원, 2014년 청주시노인전문병원 등에서 일하는 동안 반사회적 노동탄압이 일어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증언대회에서는 김 부원장이 그 동안 근무했었던 사업장의 노조관계자가 증언자로 나서 당시 일어난 사례를 소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먼저 이근선 보건의료노조 세종병원지부장이 2006년 일어났던 부천 세종병원 노조탄압사례를 소개했다. 이 지부장은 "김씨가 경영지원실장으로 온 뒤, 병원 측의 노조탄압이 심각해졌다"며 "집중적인 노조 탈퇴공작과 용역깡패를 고용한 농성장 침탈, 노조사무실 전기 끊기,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등으로 30명 무더기 고소고발, 파업참가자 10명 징계위 회부 등 노조를 파괴하기 위한 탄압이 자행됐다"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또 "그가 온 뒤로 노사관계는 물론, 구성원간의 인간적인 관계가 깨어지고, 관행도 다 무시됐다, 노조탈퇴하라고 온갖 회유와 협박이 있었다"며 "심지어 3교대 근무 간호사를 외래로 빼주겠다고 하거나 중환자실 10년 근무자를 식당으로 발령내고 그러면서 노조탈퇴를 종용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이 지부장은 "김씨가 채용되는 것은 단순히 노조를 깨는 일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그 이면이 있다"며 "우리 병원은 이사장 아들을 이사장으로 데려오기 위해서 노조가 반발할까봐 노조를 깨려했다, 현재 그 아들이 이사장을 하고 있다, 을지병원도 그런 다른 숨은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조합원은 따뜻한 밥, 조합원은 찬밥 먹게했다"두 번째 증언은 청주시노인전문병원에서 영양과에 근무했던 박아무개씨가 나섰다. 현재 청주시노인전문병원은 폐업한 상태이며, 청주시로부터 새롭게 위탁을 받은 원장이 고용승계를 거부해 분회장이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상태다.
이날 박씨는 "김씨는 정직과 해고를 남발했다, 툭하면 경위서를 쓰게 했고, 비조합원과 조합원을 극심하게 차별했다"며 "같은 잘못을 해도 비조합원은 정직 10일 주면서 조합원은 30-40일씩 줬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식사를 할 때도 비조합원은 따뜻한 밥을 먹게 하고, 조합원은 찬밥을 먹게했다"며 "비조합원을 시켜서 조합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보고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세 번째 증언자로 나선 백범기 전 보건의료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은 2012년 있었던 대구시 시지노인전문병원 사례를 소개했다.
백 전 본부장은 "그 사람은 먼저 각 부서장들을 포섭하여 노조를 탈퇴시키고, 다른 조합원들에게는 부서장들이 빠진 자리에 올라가려면 회사를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고 회유하여 노조를 탈퇴시켰다"며 "그러나 노조에서 탈퇴하면 곧바로 징계를 한다, 노조를 탈퇴하면 노조가 보호해주지 않으니까 대부분 회사를 떠났고, 부서장 자리도 외부인사로 채워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나 그 사람은 돈을 주니까 일하는 사람이다, 노조가 싸워야 할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을 데려온 사람"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