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서 남편이 말다툼 중 부인 코 잘라내 '공분'

남편은 마을 사람들 격노에 도주... 국제적 비난 확산

등록 2016.01.20 14:37수정 2016.01.2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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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0년 남편에 의해 코와 귀가 잘린 아프간 18세 여성 비비 아이샤.
지난 2010년 남편에 의해 코와 귀가 잘린 아프간 18세 여성 비비 아이샤. TIME

가정 폭력이 만연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부부가 말다툼하다가 남편이 부인의 코를 베어내 공분이 일고 있다.

AP,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북부 마이마나에서 남편 모하마드 칸(25)이 아내 레자 굴(20)의 손을 묶고 주머니칼로 코를 베어내는 사건이 발생했다.

6년 전 결혼한 아내는 남편의 잦은 폭력을 견디지 못해 친정으로 도망갔다가 남편이 다시는 때리지 않겠다는 맹세를 하자 가정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아내는 7세 소녀와 약혼하겠다는 남편과 말다툼을 벌이다가 이런 일을 당했다.

남편은 아내를 유기하기 위해 오토바이에 싣고 가다가 아내가 크게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마을 사람들이 분노해서 모여들자 곧바로 도망갔다. 피를 많이 흘려 중태에 빠졌던 아내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코를 베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아내의 사진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퍼지면서 국제사회에서도 남편의 끔찍한 폭력과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경시 풍조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내가 입원한 병원 측은 아내가 터키에서 코를 복원하는 성형 수술을 받는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탈레반은 반드시 남편을 찾아내 경찰에 인계하겠다고 밝혔다.

탈레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경찰과 정보를 공유하며 남편이 도주했을 만한 곳을 수색하고 있다"라며 "만약 남편을 찾아내면 샤리아법(이슬람 율법)에 따라 강력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도 탈레반과 별도로 남편을 처벌할 방침이다.


"아프간 남자들, 부인을 소유물로 여겨"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부인을 소유물로 여기는 풍조가 강하고, 가혹 행위에 대한 처벌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라며 "실제로 이런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라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운동가는 "이처럼 잔인하고 야만적인 행동을 강력하게 비난한다"라며 "아프간 정부가 여성 인권을 보호하겠다고 나서지만 이런 폭력을 전혀 막지 못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0년에도 남편의 학대에 못 이겨 도망쳤다가 붙잡혀 코와 귀가 잘린 18세 아프간 여성 비비 아이샤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표지에 등장해 국제적인 비난 여론이 일었다.

#아프가니스탄 #가정 폭력 #이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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