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 한밤마을 돌담 오래된 마을은 들녘, 산골, 섬에 흩어져 있다. 팔공산 북쪽 산 아래에 자리 잡은 한밤마을은 육지마을이라도 돌이 많아 돌담으로 쌓았다
김정봉
우리에게는 오래된 마을의 옛 담장이 여러 곳 있다. 2000년 중반부터 스러져가는 것이 안타까워 몇 개 마을담장을 등록문화재로 지정하였다. 이번에 들른 오래된 마을은 담이 등록문화재로 등록된 마을, 18곳(민속마을로 지정되면서 등록 해제된 성주 한개마을 포함)과 이런저런 사정으로 문화재로 등록이 안 되었지만 문화재로 등록되어도 손색이 없는 군위 한밤마을, 완도 여서마을, 제주 하가리마을, 신안 도초도 고란마을 등 총 22곳이다.
현재 등록문화재로 등록된 마을은 경남고성 학동마을(258호), 거창 황산마을(259호), 산청 단계마을(260호), 무주 지전마을(262호), 익산 함라마을(263호), 강진 병영마을(264호), 담양 삼지천마을(265호), 대구 옻골마을(266호), 완도 청산도 상서마을(279호), 부여 반교마을(280호), 산청 남사마을(281호), 신안 흑산도 사리마을(282호), 신안 비금도 내촌마을(283호), 의령 오운마을(365호), 정읍 상학마을(366호), 여수 사도·추도마을(367호), 영암 죽정마을(368호)이다.
반교마을 빼고는 전라도, 경상도 한갓진 들녘이나 산골, 섬에 흩어져 있다. 덕유산 굽이굽이 굽은 구천계곡 끄트머리에 무주 지전마을과 거창 황산마을이 매달려 있고 가슴팍 두툼한 팔공산 이쪽저쪽에 군위 한밤마을과 대구 옻골마을이 파고 들었다.
지리산과 덕유산 물은 경남산청(山淸)에 이르러 남강(南江)이 되더니 그럴싸한 두 마을, 남사마을과 단계마을을 떨궜다. 덕유산에 쫓긴 비단물(금강)은 익산에 다다라 함라마을을 토했고 실뱀처럼 흘러온 낙동강은 경상도에 닿자 성주에 한개마을을, 의령에 오운마을을 낳았다. 담양을 휘돌다 영산강을 기웃대던 세갈래 물길(삼지천)은 힘에 부쳐 창평들녘에 삼지천마을을 뱉었다.
역사, 문화, 생활방식에 따라 다른 모습 지닌 마을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