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국시 집의 국수입니다. 맛요? 깊이가 있었습니다.
임현철
먼저 국수가 나왔습니다. 한 줄로 앉아야만 하는 탓에 안에서부터 배달됐습니다. 국수 위에는 김, 시금치, 무 채, 깨, 양념장을 얹었더군요. 음식 먹기 전, 사진 찍는 걸 꺼리던 아내가 "사진 찍었냐"며 성화지 뭡니까. 그만큼 맛이 괜찮았나 봅니다. '얼마나 맛일길래?'라는 맛에 대한 짐작을 뒤로 하고, 직접 맛볼 차례였습니다.
어~,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면발은 '쫄깃', 국물은 '걸쭉'했습니다. 마트에 장보러 갔다가 매번 지나치지 않고 먹었던 그 국수보다 훨씬 맛있었습니다. 여기서 두 번째로 놀랐지요. 그건 국수의 저렴한 가격과 깊은 맛이었습니다.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살며시 미소 짓고 있는 주인장에게 직설화법으로 물었습니다.
- 여기서 장사하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30년 넘었어요. 어머니가 하시던 걸 제가 이어 받았어요."
- 여기도 가게 세를 내나요?"…."
답이 없었습니다. 답을 재촉할 수 없는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어쨌든, 30년이 넘었다니, 말 그대로 '헐'이었습니다. 세 번째로 놀란 건 바로 세월이 켜켜이 쌓인 비빔당면과 국수를 말아 온 '역사'였습니다. 마침, 옆에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아들과 중년 엄마가 들어왔습니다. 그들은 10여 년째 단골이라더군요.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부산에만 있다던 명물 비빔 당면, 그 맛은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