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겉그림. 첫째 권 이야기는 그야말로 '먹고 자는 두 사람' 모습이었고, 권수가 늘면서 차츰 '함께 사는 두 사람' 모습으로 거듭난다.
대원씨아이
'날 위해서도 아니고, 리츠코를 위해서도 아닌, 우리의 미래를 위해.' (102∼103쪽)
'리츠코 마음을 들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게 된다면 지금까지처럼 갑자기 화내거나 갑자기 울리는 일도 없었겠지.' (141쪽)두 사람 사이가 한낱 '먹고 자는 두 사람'이던 무렵에는 마음읽기는 거의 생각조차 안 하다 보니, 이때에는 다투는 일도 잦았을 뿐 아니라 서로 마음에 송곳을 찍듯이 생채기를 내는 일마저 있습니다. '먹고 자는' 사이로만 머물 수 없다고 여기면서 '함께 사는 두 사람'이 되는 길을 걷는 사이 어느덧 다툼은 잦아듭니다.
다만 아예 사라지지는 않고 다툼이 줄어요. 다툼이 줄면서 이야기가 늘고, 이야기가 느는 동안 어느새 스스럼없이 마음을 주고받을 뿐 아니라, 딱히 마음을 말로 털어놓지 않아도 느낌으로 헤아립니다. 함께 있어서 즐거운 나날을 누리고, 함께 있기에 새롭게 가꾸는 살림을 깨달아요.
만화책 <먹고 자는 두 사람 함께 사는 두 사람>에서는 "우리 앞날"을 생각하면서 새로운 길을 걷는다는 얘기가 흐릅니다. 어느 한 사람을 생각하는 길이 아니라, 서로 손을 맞잡고 걷는 길이라는 대목을 바라봅니다. 그런데, 서로 손을 맞잡고 걷는 길이라면, 이러한 길이 바로 "우리 앞날"이라면, 참말 이러한 길은 참답게 어느 한 사람을 사랑하는 길이 되리라 느껴요. 한쪽으로 치우친 길이 아니기에 사랑이요, 한쪽을 그냥 한쪽이 아니라 곁에 있는 님, 곧 '곁님'으로 느끼는 길이라고 할까요.
곁이 있는 아름다운 숨결이기에 곁님이 됩니다. 그리고, 곁에 있으면서 서로 따사로이 보살피고 지켜 주는 사이가 된다면 곁지기가 되어요. 곁에 있는 사랑인 만큼 곁사랑일 테고, 곁에 있는 너른 꿈이라면 곁꿈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