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 화서문과 서북공심돈
한정규
정조 대왕 행차길인 노송지대는 200여 년 이상 된 노송이 있는,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노송에 눈이 쌓이면, 겨울이 돼야 돋보이는 세한송으로서의 소나무가 특별해지고, 고풍스러운 설경이 아름답다. 방화수류정에서 용연을 바라보는 경치와 용연에서 방화수류정을 바라보는 경치는 사계절 아름다운데, 눈이 내릴 때면 방화수류정에서는 수원화성 성벽 위에 쌓여 길게 이어진 설경을 볼 수 있고, 용연을 휩싸고 있는 설경은 눈이 부실 정도다.
눈이 내리면 설경이 아름답지 않은 곳이 어디 있으랴. 12곳만 설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지정하면 섭섭한 곳이 더 있다. 수원화성 서북각루에서 화서문, 서북공심돈, 북포루, 북서포루로 이어지는 화서공원, 장안공원이 바로 그곳이다. 성벽 위에 쌓인 눈, 화서문 팔작지붕 위에 쌓인 눈, 나무 위에 쌓인 눈, 넓고도 텅빈 잔디밭에 쌓인 눈은 보기에 따라 다른 느낌과 아름다운 풍광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