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식 "사려깊지 못한 처신" 연신 "송구"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는 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과 세금탈루, 차녀 국적 문제 등 그간 불거진 의혹에 대해 "사려 깊지 못한 처신이었다"며 식은 땀을 흘렸다.
남소연
이 후보자는 지난 1976년 9월 부산 해운대구 우동 539-13번지에 위치한 326.9㎡(약 100평) 토지를 사들였다. 그가 서울대 기계공학과 학부를 갓 졸업하고 강원도에서 육군 소위로 군 복무하고 있던 때였다. 그는 지난 2003년 10월 해운대구 우동 토지를 7억200만 원에 팔아 최소한 4억4000만 원 이상의 차익을 얻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 후보자가 해운대구 우동 토지를 27년간 보유하고 있었고, 그동안 불었던 해운대구 개발 바람 등을 헤아리면 그가 얻었을 수억 원의 차익은 특별한 것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부모의 도움이 없이 25살의 나이에 '100평의 토지'를 사들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어서 '편법증여를 통한 증여세 탈루' 의혹이 제기됐다.
이 후보자는 "아버지가 처리한 일이라 얼마 주고 샀는지는 모르겠다"라며 "거기에 제 돈이 포함돼 있었다"라고 해명했다.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학 다니면서 무슨 수입이 있었다는 거냐?"라고 캐묻자 그는 "수입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 의원이 "증여세를 낸 적이 없다고 국회에 답변한 걸 보면 증여세 탈루가 분명한데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압박하자 "안 냈다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해운대구 우동 토지 매매대금) 7억여 원 중 일부는 (서초동) 오피스텔을 사는 데 투자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가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토지 말고도 단독주택(185㎡, 56.1평, 토지 포함)을 사서 소유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유인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지난 1977년 해운대구 우동 150-5번지 단독주택을 샀는데 당시에도 그는 군 복무 중이었다. 군 복무(1976년 2월-1978년 6월) 중에 100평의 토지와 단독주택을 소유하게 된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후 그의 가족 간에 매매가 여러 차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유 의원은 "해운대구 우동 단독주택은 금액은 크지 않지만 외삼촌, 남동생, 여동생 등 가족들 간에 사고팔았다는 점이 이해 안 간다"라며 "이익이 있어서 이렇게 매매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배재정 의원은 "증여세를 낸 흔적도 없는데 편법적인 부의 대물림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이번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해운대구 우동 단독주택 소유와 가족 간 매매 사실을) 처음 알았다, 제가 모르는 상황에서 부친이 한 일이다"라며 "저에게 남겨진 것은 해운대구 우동 100평 토지 하나뿐이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지난 1983년과 1987년 두 차례 해운대구 우동 단독주택 주소지로 전입한 사실이 있다.
[관련기사] 대학 졸업 직후 해운대 토지 100평 매입... 최소 4억 원 이상 시세차익 실현[부동산③] 차녀의 10억 아파트 매입이 후보자의 차녀(31)는 지난해 3월 고급 주상복합단지인 '더샾스타시티'(아래 스타시티)의 168㎡(51평) 아파트를 사들였다. 등기부등본상에 기재된 거래가는 9억7000만 원이지만 실거래가는 10억 원 이상이다. 스타시티 아파트는 전세금 8억 원에 임대했고, 차녀는 1억7000만 원만 부담했다.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건국대 병원과 현대 아산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로 일했던 경력밖에 없는 차녀가 '무슨 돈'으로 10억 원 고급아파트를 구입했는지에 관해 의심의 눈길이 쏠렸다. 미국 국적자인 차녀는 현재 홍콩에서 외국계 은행에 다니는 남편과 함께 살고 있고, 지난해 9월께 홍콩의 한 피부과에 취직해 '자넷리 스파' 코너를 맡아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차녀의 스타시티 아파트 구입 자금은 딸과 사위가 직장생활 등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마련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배재정 의원은 "차녀는 만 29세, 사위는 만 32세이고, 결혼한 지 1년밖에 안 됐는데 어떻게 자신들의 힘으로 9억7000만 원짜리 아파트를 사나?"라며 "차녀와 사위가 직장생활 해서 얻은 수익으로 샀다면 왜 차녀 단독 명의로 샀나?"라고 반박했다. 그는 "(부친이 이 후보자에게 대물림한) 해운대구 우동 토지처럼 스타시티 아파트도 차녀에게 대물림한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관련기사] 이준식 후보자 차녀 10억 아파트 보유 확인[국적상실] 차녀 "미국 국적 버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