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엽서편지가 도착했습니다. 지난해 봄에 띄웠는데 겨울에 도착했습니다.
황주찬
편지가 한 통 왔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우편엽서'입니다. 봄날에 보냈는데 겨울에 도착했습니다. 참 느리네요. 지난해 봄 큰애가 오동도에 있는 우체통에 던져 넣은 엽서인데 새해 이틀 앞두고 받았습니다. 까맣게 잊고 있던 편지가 제 손에 들어오니 반갑고 신기합니다. 그런데, 큰애 표정은 시큰둥합니다.
지난해 12월 30일, 세밑이라 늦은 귀가가 다반사였는데 오랜만에 일찍 집에 도착했습니다. 당차게 현관문을 밀고 들어서는데 큰애가 퉁명스레 한마디 던집니다. 편지가 왔답니다. 큰애 말투가 약간 귀에 거슬렸지만 편지 내용이 더 궁금합니다. 재빨리 신발 벗고 편지부터 찾았습니다.
책꽂이 옆에 엽서 두 장이 비스듬히 꽂혀 있습니다. 지난해 4월 4일 큰애와 제가 오동도에서 띄운 엽서인데 이제야 되돌아 왔습니다(관련 기사 :
큰아들에게 쓴 편지, 1년 뒤에나 도착한다네요). 엽서를 들여다보니 지나간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