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역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발명품은?

고베 시립 박물관, 브리티시 뮤지엄(British museum) 특별전

등록 2016.01.03 16:03수정 2016.01.0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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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낮 고베시립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에서는 1월 11일까지 브리티시 뮤지엄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브리티시 뮤지엄은 1753년 한스 경이 수집한 유물 7만 점을 기증하면서 문을 열었습니다. 지금 브리티시 뮤지엄은 유물 700 만 점을 소장하고 있는 세계적인 박물관입니다.

           브리티시뮤지엄이 가지고 있는 한반도 출토 유물입니다. 평양에서 발견된 낙랑유물로 옻칠한 나무그릇과 경주에서 발견된 도깨비 무늬 기와입니다.
브리티시뮤지엄이 가지고 있는 한반도 출토 유물입니다. 평양에서 발견된 낙랑유물로 옻칠한 나무그릇과 경주에서 발견된 도깨비 무늬 기와입니다.박현국

10여 년 전부터 브리티시뮤지엄은 비비시 방송국과 공동으로 세계적인 발명품 100가지를 골라서 특별전시를 기획하고, 방송을 통해서 소개하고, 특별전시를 열어왔습니다. 이번 고베시립박물관 특별전시는 도쿄, 후쿠오카에 이어서 일본에서 세 번째로 열리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인류가 도구나 꾸미개로 물건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약 200만 년 전부터라고 합니다. 돌로 만든 주먹도끼가 그것입니다. 이 주먹도끼가 발견된 곳은 아프리카 탄자니아, 스페인, 한반도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 공주시 석장리 따위입니다. 대략 구석기 때 것입니다.

이번 브리티시뮤지엄 특별전에 소개되는 세계적인 발명품 100가지는 브리티시 뮤지엄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 가운데 시대와 지역을 나누어 대표적인 유물입니다. 비록 영국 중심으로 만들어져 영국 것들이 많이 들어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중국 명나라 때 만든 종이돈입니다.
중국 명나라 때 만든 종이돈입니다. 박현국

100가지 전시품을 모두 소개할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값진 유물은 1375년 중국 명나라 때 만들어진 종이돈(대명통행보초, 大明通行寶鈔)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른 유물들은 대부분 특정시대, 특정 문화나 문명을 대표하는 걸작품인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은 사용이 중단되어 전시 목적이나 소장품 이외에는 가치가 없습니다.

그러나 종이돈은 만들어진 이후, 사용이 중단되었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만들어져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종이 역시 중국에서 처음 만들어졌고, 종이돈은 종이에 황제의 도장과 서명을 넣어서 가치를 드높였습니다. 세계 역사상 금이나 은으로 만든 동전은 오래전부터 사용되었지만 종이돈이 사용된 역사는 640년에 지나지 않습니다.

중국 명나라 때 처음 소개된 종이돈은 나중에 너무 많이 만들어 가치가 떨어져 중단되고 말았습니다(1425년). 그러나 종이돈을 만들 때 뜻했던 생각은 모두 인정하여 지금은 나라마다 만들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종이돈은 동전에 비해 가벼워서 사용하기 편하고 효율적이고 경제적입니다. 다만 그 가치를 보증하는 힘이 밑받침되어야 뜻이 있습니다.


            고베시립박물관 겉모습입니다.
고베시립박물관 겉모습입니다. 박현국

이번 소개된 100가지 유물 가운데 한반도에서 출토된 것도 두 점 소개됐습니다. 한 가지는 평양에서 출토된 옻칠한 나무그릇이고, 또 한 가지는 경주에서 발굴된 도깨비 무늬 기와입니다. 옻칠한 나무 그릇은 4세기 중국 한나라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나무그릇에 구리 손잡이가 달려있습니다. 손잡이 주위에는 만든 사람과 감독자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기와를 만들거나 도깨비 무늬를 새기는 기술이나 기와를 만들어서 지붕을 잇는 기술은 중국이나 중앙아시아에서도  있었습니다. 경주는 중국과 중앙아시아를 잇는 대륙의 비단길(실크로드)을 잇는 마지막 종착점입니다. 이곳 경주에서 도깨비 무늬 기와가 발굴된 것은 큰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기와가 지닌 기술뿐만 아니라 그것을 향유하는 문화가 경주에서 꽃피워 만발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영국은 한 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습니다. 항해술과 해군을 활용하여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식민지 개척과 산업혁명 이후 생산된 공산품을 팔기에 바빴습니다. 브리티시뮤지엄에 있는 유물은 대부분 그때 모은 것입니다. 브리티시뮤지엄은 세계 곳곳에서 모은 유물을 감춰두나 숨기지 않고 공개적으로 활용, 전시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처럼 보입니다.    
 
<참고 누리집>
고베시립박물관, http://www.city.kobe.lg.jp/culture/ , 2016.1.2.
브리티쉬박물관, http://www.britishmuseum.org/explore/a_history_of_the_world.aspx, 2016.1.2.
비비시 방송국, http://www.bbc.co.uk/ahistoryoftheworld/about/british-museum-objects/, 2016.1.2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고베시립박물관 #브리티시뮤지엄(BRITISH MUSEUM) #기와 #종이돈 #옻칠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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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3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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