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지금 필요한 것은 '연정'이다

국민의 희망을 보듬기 위한 야권의 결집을 위한 제안

등록 2016.01.03 15:39수정 2016.01.0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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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이 격동에 휘말리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후보단일화를 이루었던 문재인과 안철수는 갈라서고 탈당에 이은 신당 창당의 단계에 와 있다. 야권의 분당은 필패라는 이야기들이 공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공식이 맞다면 야권은 또 한번의 지리멸렬을 예상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분당은 꼭 필패를 의미하지 않는다.

지난 대선을 돌아보자. 당시 야권은 필패 분위기가 압도하고 있었다. 이때 안철수가 나타나면서 대선 분위기의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문재인과 안철수의 단일화는 박근혜 후보에게 대결이 가능한 구도로 급속하게 재편되었다. 안철수의 사퇴로 문제인 단일구도로 선거는 치러졌고 지기는 했으나 대선 준비 초기에는 상상할 수 없는 막상막하의 구도를 만들어 냈다. 당시 만약 안철수로 단일화 되었으면 박근헤를 넉넉하게 이길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러한 맥락을 야권은 심각히 분석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야권에 존재하는 기득권 다툼과 파벌의 경쟁구조가 야당에 존재하는 것은 이미 우리가 사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것은 개인의 살신성인의 희생 없이는 해결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안타까운 것은 그 상실성인의 희생의 모본을 누군가가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필패를 앉아서 보고만 있을 수 없다.

돌이켜보면 야권은 내용적으로 합치되지 못하면서 세력을 불리는 방법으로서 합당이라는 방법을 사용하여 왔다. 그러나 야권의 합당이라는 것이 해피앤딩으로 끝난 것이 도대체 존재하기라도 하는 것인가? 야권이 아니라 정치권에는 이러한 것이 항상 실패해왔다.

그렇다면 야권이 힘을 모으고 정치력을 발휘해 내는 것은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그것은 연정이라는 방식이다. 대선이나 총선을 위해 섣불리 합당하기 보다는 당을 그대로 유지하되 선거와 정책을 위해 협력하는 연정이 보다 바람직한 모델이다. 우리 근대사 속에서 연정의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

한때 노무현 대통령이 야권에 연정을 제안한 적이 있지만 그것은 생뚱맞은 제안으로 읽혀졌을 뿐이다. 연정은 유사한 정치 강령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합당이 용이하지 않을 경우 취할 수 있는 방식이며 정치 안에 존재하는 권력 지향적 기제를 수긍하면서도 야권 전체의 협력과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식이다. 선거 협력과 집권 후의 권력의 배분이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지만 소탐대실의 우를 회피할 수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당장 안철수당이 만들어 질 것이다. 그 외에도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 당들이 있다. 이들이 적절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여 중규모 이상의 당을 만들되 총선과 대선을 위해 함께 협력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당이 연정을 통해 협력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믿는다.


이제 섣불리 합당하는데 에너지를 솓아내지 말았으면 하는 기대를 해본다. 꼭 하나의 당으로 존재하기 보다 개성있는 당으로 존재하되 공감하는 범위 내에서 서로 협력하는 구도로 가는 것이 보다 국민의 기대를 충족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이러한 연정의 장점은 서로 협력하는 것을 전제해야 하므로 서로 미워하거나 헐뜯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야권이라는 정치자원을 배분하는 것이므로 제로섬이 될 수 있겠지만 현재의 구도를 봤을 때 시너지도 동시에 존재한다. 안철수는 개혁적 보수세력을 포괄해 낼 수 있으며 더민주는 기존의 지지세력을 결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연정을 기대하는 것은 어느 야당이 승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 결코 아니다. 야당이 아니라 국가의 개혁과 진전된 민주화를 꿈꾸는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야 한다는 긴급성 때문이다. 국가 시스템의 총체적 위기를 겪으면서 무너지고 있는 국민의 희망을 다시 보듬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야당이 아니라 야권의 승리를 위해 야당은 연정으로 힘을 모아내기를 간곡히 기대하는 것이다.
#야권결집 #야권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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