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찾은 자식들을 위해 어머니는 노랑가오리와 민어를 준비해 빨래줄에 말리고 있다. 어머니가 준비한 생선은 해풍에 꼬들꼬들 말라간다.
심명남
ㅈ지난 2015년 12월 31일 해맞이를 떠났다. 송년회 겸 새해를 맞기 위해 한 달 전부터 준비한 계획이었다. 올해는 고향에서 사촌 형님네와 함께 보냈다. 1박2일 한 해의 마지막 날과 새해 첫날 보냈더니 2년을 함께한 셈이다.
몸이 멀면 마음도 벌어지는 법이다. 옛날에 비해 요즘 세대는 사촌간이 가까운 친척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아파트 생활로 마을 공동체가 없어진 탓이 크다. 하지만 우리 어머니 자랑 좀 해야겠다. 큰어머니와 큰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조카들을 손수 돌보신 어머니는 사촌이나 우리 형제들을 늘 한자식처럼 여기셨다. 그래서 지금도 사촌 형수님들은 작은 어머니를 친정어머니 대하듯 살갑게 여긴다.
일례로 작년에 어머니가 사는 시골집을 리모델링했다. 그런데 사촌형제들 역시 내 집처럼 십시일반 돈을 보탰다. 동구간의 우애는 이럴 때 엿보인다. 이날 객지에서 사촌간이 모였고, 뜨끈뜨끈한 군불을 얼마나 지폈으면 방이 노글노글했다. 어머니와 맞는 첫 송년파티. 촛불이 활활 타오르는 가운데 어머니와 사촌 형님은 이렇게 말했다.
"새해에도 자식들 다 건강하고, 형제간들 우애 있으면 좋겠네. 또 하는 일마다 무탈하고, 꼬리가 되지 말고 머리가 되길 늘 비네." "작은 어머니! 건강하고 오래오래 사세요. 그리고 우리 형제들 우애 있게 지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