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 룸>링컨 라임 시리스 10번째 편
알에이치코리아
시리즈의 두 번째 특징은 과학수사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제프리 디버는 <본 컬렉터>를 구상하던 당시, 수사기관이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것이 유행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범인은 심리학자를 속일 수 있고 형사에게 거짓말을 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DNA 판독 결과, 지문분석결과까지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해서 전신마비탐정 링컨 라임이 탄생한다. 심각한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링컨 라임은 뉴욕시경 과학수사국장이었다. 라임은 오직 증거만을 중시하는 인물이다. 범인의 동기에는 관심이 없다.
절대 증인을 믿지 말라고도 말한다. 사람의 기억력은 믿을 것이 못 된다는 얘기다. 그는 지하철역에서 범죄현장감식을 하던 도중에 무너져내린 대들보에 맞아서 척추의 제4경추가 박살나는 중상을 입는다.
이때부터 병원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존하면서 삶을 이어간다. 라임이 다시 스스로의 능력으로 호흡을 할 수 있기까지 8개월이 걸린다. 부인과도 이혼했다. 라임은 자살을 꿈꾼다. 모든 사람은 자신을 죽일 권리가 있다고 말하면서.
"스스로 숨을 쉬는데 8개월이 걸렸어. 무슨 말인지 이해되? 동물의 기본적인 신체기능을 습득하는데만 8개월이 걸렸어. 시스티나 성당 벽화를 그린다거나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게 아니야. 빌어먹을, 숨 쉬는 것 말이야!"<본 컬렉터>에서 라임은 자살을 막으려는 다른 형사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 형사는 바로 라임의 파트너이자 이후에 연인이 되는, 역시 뉴욕시경 소속의 아멜리아 색스다. 색스는 전신마비 상태인 라임을 대신해서 그의 손발이 되어 움직인다. 현장을 감식하고 미량증거물들을 모아온다.
그러면 라임은 자신의 집을 찾아오는 다른 형사들과 함께 첨단장비를 이용해서 그 증거물들을 분석한다. 증거물들이 과연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파악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범인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시작된 '링컨 라임 시리즈'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시리즈의 10번째 편인 <킬 룸>(2014년 11월 국내 발간) 에서는 2000미터 떨어진 곳에서 저격에 성공하는 범인을 추적한다. 이제 라임은 더 이상 자살을 꿈꾸지 않는다. 그를 붙잡아주는 것은 두 가지, 연인 아멜리아 색스와 과학기술을 이용한 범인 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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