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채취한 열매와 씨앗, 이파리 등으로 만든 다식. '남도음식 명인' 이순자 씨가 직접 재료를 채취해서 만들었다. 지난 11월 담양에서 열린 남도음식문화큰잔치 때 찍은 것이다.
이돈삼
지난 11월, 담양에서 열린 남도음식문화큰잔치 때였다. 명인관의 전시음식을 둘러보는데, 출품작이 모두 얇은 비닐 랩(wrap)으로 감싸져 있었다. 음식은 나무랄 데 없이 예쁘고 맛깔스럽게 보였지만, 풍미를 느낄 수는 없었다. 아쉬웠다.
그 가운데 하나, 음식을 랩으로 감싸지 않은 채 진열해 놓은 곳이 있었다. 눈이 번쩍 뜨였다. 형형색색의 가루와 다식(茶食)이었다. 노란색과 주황색, 연두색, 검은색 등 여러 색깔로 구색을 맞춘 다식의 재료였다. 만들어 놓은 다식도 각양각색으로 예뻤다. 음식이라기보다 예술작품에 가까웠다.
"여기는 왜, 랩으로 감싸놓지 않으셨어요?""자연의 맛과 향을 직접 느껴보시라고. 다식은 자연이거든요."이순자(74·전라남도 담양군 용면) 명인의 말이었다. 이씨는 전라남도가 2013년에 지정한 '남도음식명인'이다. 이 명인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호기심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