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는 넘어서라고 존재하는 경계다사하라사막 믹듄을 오르는 능선에서
김경수
무엇이든 처음 시작이 힘들다. 더구나 도전과 모험의 길은 고독하고 때론 두려움까지 따른다. 주변의 만류와 비아냥도 감수해야한다. 그 길이 가능한 길이든 불가능한 길이든 남이 가지 않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사막으로 향할 때 나이와 체면 그리고 남의 시선까지 내려놓고 떠난다. 삶의 가치는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것이니 간절히 원하면 꿈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2003년 4월 북아프리카 모로코 지역의 사하라사막, Marathon Des Sables 레이스 4일째, 무박 2일 동안 82km의 롱데이 구간을 달리다 사막의 밤 한가운데서 졸음에 취해 길을 잃었다.
길목을 가로막는 거대한 모래산, 빅듄들이 대형버스와 기와집으로 변해 번갈아 다가오며 나를 위협했다. 불안이 나를 망친다는 걸 알았다. '그래, 나의 길을 가자.' 두려움 보다 나의 한계치를 높여 듄의 정상을 향해 치고 올랐다. 나를 비우니 사하라가 나를 품어 주었다. 다시 평온을 찾은 새벽녘, 지난밤에 겪은 공포감을 위로 받기도 전에 여명이 밝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