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경남대책위 등 단체들이 마련한 다큐멘터리 영화 <나쁜나라> 상영회가 22일 저녁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뒤, 희생자인 유예은 양의 아버지인 유경근씨가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윤성효
고등학교 졸업생을 두었다고 한 중년여성은 "아이들이 비 오는 날 이동학습을 간다면 걱정일 정도다"고 말했다. 이에 유씨는 "졸업생을 둔 아이를 두었다고 하니 부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만들어진 특별법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고 조사권만 있는, 반쪽짜리다"며 "그래서 실망도 많고 한계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한다면 다른 특별법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이유건 힘들더라도 안전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필요하다. 진상규명이 힘들더라도 회피하지 말자"며 "우리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 근데 1년 반 넘게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게 피하는 것이다. 힘드니까 피하고, 옆으로 제쳐놓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는 것은 결국 진상규명을 바라지 않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고등학교 2학년생이 손을 들어 발언했다. 그는 "살면서 오늘처럼 의미 있었던 하루가 없었던 것 같다. 죽고 싶을 만큼 부끄럽다. 그런 것을 알게 되어 다행스럽다. 그동안 몰랐던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전기설비업을 한다고 한 청년은 "진상이 뭐라고 보느냐"고 질문했다. 유경근씨는 "세월호가 침몰한 이유가 무엇인지 밝히고 싶다"며 "우리 유가족들은 이것을 밝혀달라거나 누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아니라 '독립적인 국가 조사 기구를 통한 성역없는 진상조사 보장'이 유일한 요구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결론은 두 번째이고, 그 결과를 발표하기까지 피해자인 유가족이 납득하고, 함께 눈물 흘린 국민들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라며 "검찰 발표도 수사과정을 수긍할 수 없다면 납득할 수 없듯이, 유가족과 국민이 수긍하는 조사과정을 말하는 것"이라 덧붙였다.
세월호 참사가 났을 당시 군인이었다고 한 대학생은 "사고가 나고 나서 욕을 하고 싶었다. 특히 잘못된 언론에 더 화가 났다"고 말했다.
유경근씨는 최근 단원고에서 벌어진 '사건'을 소개했다. 단원고 3학년에는 세월호 생존자 75명을 포함해 83명이 재학 중이다. 3학년생들은 최근 1주일간 캄보디아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그런데 한 학생이 현지에서 고열이 나면서 아팠는데 학교 측은 부모한테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씨는 학교 측의 대응에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유가족들은 학생들이 공부했던 교실(11개)을 당분간 그대로 존치하기를 바라고 있다.
유씨는 "4월 16일 이후 학교에서 새로운 교육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안전한 미래를 위해서는 아직도 바뀌지 않는데, 그런 상황에서 지금의 교실을 뺀다는 것은 잘못된 교육환경을 방관하는 것"이라며 "생존 학생들이 앞으로 대학 생활을 잘할 수 있을지, 남학생은 군대도 가야 하는데 잘할 것인지 걱정이다. 우리는 군 면제를 요구하는 게 아니다. 아이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