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 탄 인도 신랑의 행차에 아줌마 가슴은 뛰고
김혜원
인도 여행 5일 차. 온갖 신들과 똥(?)들의 도시 바라나시를 떠나 뉴델리로 향했다. 솔직히 지난 5일간의 인도는 아프리카나 아시아 저개발국과 다르지 않았다. 수학을 잘하는 나라 인도, IT산업 강국, 놀라운 경제 성장력, 조만간 중국을 제칠 것 등의 뉴스를 심심치 않게 접했던 나로서는 여러모로 낙후된 인도의 환경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뉴델리로 향하는 마음은 기대에 차 있었다. 델리도 아니고 '뉴'~델리인데. 적어도 인도의 서울인데… 호텔도 좋고 거리도 깨끗할 거야. 당연히 와이파이도 팡팡 터지고… 틀림없이 신세계가 나타날 거야. 그럴 거야. 아니 꼭 그래야 해….
기대는 여지없이 빗나갔다. 아주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캘커타나 바라나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도로는 여전히 막혔고 자동차들은 무지막지한 소음과 매연을 내뿜었으며 도로 사이로 소와 말 심지어 돼지들까지 사람들과 함께 한덩어리가 돼 움직였다. 차가 막힐 때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구걸하는 사람들이 차창을 두드렸다.
누더기를 걸친 아이들, 간난 아기를 안은 엄마, 노인과 장애인 그리고 화려한 화장과 치장을 한 히즈라(불가촉천민중 하나, 마흐짜라마타 신을 섬기기 위해 거세한 남성들로 여장을 하고 여성처럼 행동하며 인도에서는 이들을 제3의 성으로 인정한다)까지…. 다양성의 나라라는 인도답게 거리를 누비는 걸인들마저 다양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고층빌딩과 최신식 호텔, 쇼핑몰들이 들어서 있는 거리에 그보다 더 많은 수의 노숙인들이 살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다녀야 할 인도는 대부분 노숙인들의 천막이 차치하고 있었고 공원 근처나 역 근처, 고가차도나 육교 아래 심지어 하루종일 수많은 차량들이 오가는 4차선 도로의 중앙분리대 위에도 빈틈없이 사람들이 살고 있다. 어디든 천막하나 박스 하나 펼칠 땅만 있으면 그곳이 바로 그들의 집인 것이다.
걸인 뚫고 닿은 호텔, 수영장에서는 파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