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후 서울시가 빈집살리기 일환으로 성동구 성수동의 한 연립주택을 개조해 만든 안심주택. 리모델링 전과 후.
서울시제공
#사례 1.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방3개짜리 반지하 연립주택. 방 하나에 여경이 묵고 있고, 다른 방들엔 젊은 여성들이 며칠씩 번갈아 살고 있다. 성폭력, 가정폭력 등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가해자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안심주택'인 것이다.
이 집은 올초만 해도 빈집이었던 곳이다. 집주인이 고칠 만한 여력이 없어서 수년째 방치돼 왔으나 말끔히 리모델링돼 지난 7월부터 새로 태어났다.
#사례 2. 동작구 신대방동의 다세대빌라. 이 집 역시 오랫동안 빈집으로 버려졌지만,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에 나오는 집과 같은 쉐어하우스(공유주택)로 거듭 났다. 혼자 사는 5-6명이 주방이나 거실을 같이 쓰는 형태다.
지난 여름 공사를 마친뒤 지금은 인근 대학과 협약을 맺고 보증금 200만 원에 월세 9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대학생들을 받기 위해 준비중이다.
방치된 집 재활용, 범죄온상 불식, 임대주택 확충... '1석3조'서울시는 올초 6개월 이상 방치돼 있는 빈집을 리모델링해 어르신, 대학생, 여성 등을 위한 맞춤형 민간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빈집 살리기 프로젝트'를 도입했다.
잘만 되면 빈집을 재활용하고, 범죄온상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한편, 부족한 임대주택을 확충할 수 있는 1석3조의 사업이다. 발생하는 임대료는 건물주와 중간사업자가 나누기 때문에, 집을 제공하는 건물주로서는 임대료도 얻고 집도 고치는 등 꿩 먹고 알 먹는 셈이다.
도시의 빈집들은 노후됐으나 정비할 여력이 없는 경우이거나 재개발정비구역에서 발생한다. 서울시가 수도요금 미납 주택을 중심으로 확인한 빈집은 모두 1만 1600동에 이른다.
그러나 서울시가 신청이 들어온 모든 빈집을 리모델링 대상으로 삼는 것은 아니다. 방 3개이상 단독주택이나 다가구·다세대주택에 한한다. 공공재원을 투자한 만큼 여러 사람에게 혜택을 줄 수 있어야 하고, 건물주나 중간 사업자에게도 '적정한' 사업성을 보장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8천만 원 상당의 비용을 들여 고치면 양호한 주거가 가능한 주택이어야 하고, 이 때 비용의 50%(동당 4천만원까지)를 지원한다. 6년 이상 임대가 보장돼야 한다.
이렇게 탈바꿈 된 주택은 소득 70% 이하의 임차인들에게 주변 시세 80% 이하의 저렴한 임대료로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