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원도심 지역 학부모들이 14일 대전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고 국제고 전환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고 국제고 전환'에 대한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대전의 원도심 학부모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고를 없애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대전 중구·동구·대덕구 학부모 20여 명은 14일 오전 대전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김인식 대전시의회 의장을 항의면담 했다. 이들이 기자회견에 나선 것은 지난 7일 대전시의회 교육위원회가 대전고의 국제고 전환을 위한 '공유재산관리계획변경동의안'을 통과시켰기 때문.
대전시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대전고 국제고 전환은 지난 9월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에서 '국제고와 국제중을 병설로 설립·운영하는 방안으로 재검토하라'는 결과로 인해 일단 '보류'된 상태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대전시의회 교육위원회가 대전고 국제고 전환 내용을 담은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 동의안'을 통과시켰고, 오는 16일 본회의에서 이 안이 가결되면 국제고 추진이 한 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고 전환을 반대하는 구도심 학부모들이 기자회견 및 항의방문에 나선 것.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학부모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전고등학교는 중구 유일의 공립고"라면서 "대전 전 지역에서 수많은 중학생들이 진학하고 있는 대전고가 국제고로 바뀌면, 1천 명이 넘는 아이들이 집에서 가까운 대전고를 놔두고 주변 사립학교로 뿔뿔이 흩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고는 전국단위 모집으로, 가까이 사는 아이들의 선택권은 빼앗고, 전국의 공부 잘하는 소수만 뽑아 특권교육을 시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제발 대전고를 없애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또 "우리 지역 주민들은 국제고 그런 거 필요 없다, 보통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시키는 게 중요하지, 극소수 성적이 우수한 아이들에게 혜택을 몰아주는 건 안 된다"면서 "그렇게 국제고가 꼭 필요하다면, 원래 계획대로 유성중학교 자리에 만들지, 왜 멀쩡하게 잘 운영되고 있는 대전고를 국제고로 바꾸려고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 중구를 비롯한 동부 지역 학부모들은 화가 많이 나 있다"며 "교육청이나 시의회가 하는 일이 공정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주민 의견은 전혀 묻지도 않고, 자기들끼리 뚝딱뚝딱 처리해 버리는 대전고 동창회도 문제"라고 지정했다.
이들은 끝으로 대전시의회를 향해 "대전시의회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 주민 의사를 수렴해서 조례 만들고, 주민 복지를 위해 애써야 하는 기관 아닌가"라며 "왜 특정 학교 로비에 휘둘려 제멋대로 학교를 없애려고 하는 것인가, 제발 좋은 공립고에 다니고 싶은 대전 원도심 지역의 중학생들과 그 학부모들의 소박한 바람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