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그림. 어버이가 먼저 이승을 떠난 뒤, 길 아저씨는 동냥을 하며 산다.
국민서관
'길 아저씨와 손 아저씨는 점점 솜씨가 늘어 온갖 물건을 만들었어요. 집 안에서 지게도 다듬고, 바소쿠리와 봉태기도 만들고, 멍석도 짜고, 깨끗한 돗자리도 엮었어요. 길 아저씨와 손 아저씨도 이제는 남에게 기대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어요.' (29∼30쪽)서로 아끼고 돕는 두 아저씨를 바라보는 이웃은 어떤 마음이 될까요? 두 아저씨네 이웃은 두 아저씨를 바라보면서 마음이 푸근해지거나 애틋해지겠지요. 어쩜 저리 서로 아끼면서 착하게 사느냐 싶어서 한마을 살붙이로 더욱 살뜰히 마주할 만하겠지요.
이러는 동안 두 아저씨는 이웃집 일손을 살짝 거들기도 합니다. 두 아저씨가 서로 눈이 되고 발이 된 터라, 두 아저씨가 마당에 멍석을 깔고 앉아서 거들 만한 일거리가 있습니다. 적어도 새끼를 꼴 수 있고, 바구니를 짤 수 있습니다. 멀리 움직이거나 들에 나가거나 멧골에 오르는 일은 못하더라도, 집안 마당에서 할 만한 일거리가 있어요.
두 아저씨는 저마다 손을 놀려 이래저래 온갖 살림살이를 지을 수 있을 적에 얼마나 기뻤을까요? 두 아저씨는 스스로 살림을 짓고 삶을 지을 수 있는 날을 맞이하면서 얼마나 보람찼을까요? 이런 두 아저씨 몸짓과 마음결을 지켜본 이웃 아낙은 두 아저씨한테 시집 가기로 했다 하고, 두 아저씨는 저마다 마음 고운 짝을 만나서 한결 재미나며 아름답게 살 수 있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