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덕여중에서 자유학기제 '글쓰기' 수업을 마친 뒤 학생들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
지유석
또 한 가지, 학생들을 보니 세월호를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세월호 희생자들 대부분이 어린 학생들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아이들 보니 미안한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고, 그래서 첫 수업시간에 "비록 큰 언론사에서 일하는 기자는 아니지만, 여기 이 자리에 있는 학생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2016년도엔 자유학기제가 전면 실시된다고 합니다. 자유학기제의 취지는 '아이들에게 성적 부담을 주지 않고 자신들의 적성과 미래를 탐색,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취지에 깊이 공감합니다.
그러나 수업을 진행해 보니, 중학교 1학년 학생 조차 학업 성적 부담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시험이 임박한 시기인 경우, 글쓰기 수업보다 시험 공부하는 아이들이 자주 눈에 띄었으니까요. 또 꿈을 적어 보라 하니 많은 아이들이 벌써부터 취업 걱정에 전전긍긍해 했습니다.
이 아이들을 탓하려는 게 아닙니다. 모든 학사일정이 '입시'에만 맞춰져 있는 교육현실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자유학기제는 그저 한 번의 체험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실제로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3학년은 자유학기제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입시제도의 개선은 하루아침에 될 일은 아닐 것입니다. 단, 자유학기제도가 아이들이 입시 부담에 벗어나 '진짜' 자신의 꿈을 찾아 갈 수 있도록, 그래서 궁극적으로 입시위주의 교육을 개선할 작은 단초가 되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한 학기 동안 열심히 글쓰기 공부에 임한 합덕여중 1학년 1반 학생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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