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산과 네팔 주민.
박혜경
매일 같이 먹고, 같이 자고, 이 산 속에서 거리낄 것 없이 서로 의지하며 지내고 있지만, 사실 우리 셋은 트레킹에서 처음 만난 사이이다. 내가 네팔 트레킹 카페에 동행자를 구하는 글을 올렸고, 보경이와 선재 오빠가 거기에 댓글을 달았다. 보경이는 네팔로 오기 전 한국에서 한 번 봤고, 세계 여행 중인 선재 오빠는 네팔에 와서야 처음 만났다.
무엇보다 서로의 솔직한 생각을 듣는 게 중요했다. 친한 친구와도 의견이 안 맞아 싸우는 게 여행이니까. 열흘 남짓한 일정으로 네팔에 온 보경이만 괜찮다면 한 달 일정의 나나, 선재 오빠는 시간상 여유가 있었다. 다행히 보경이가 일몰을 가장 보고 싶어했다.
오늘 같은 날씨면 일몰도 아주 잘 보일 거라는 포터 아저씨의 말에 우리 셋의 가슴은 더욱 부풀어 올랐다. 붉게 물든 설산이 장관이라는 설명에 입꼬리도 덩달아 올라갔다. 이미 석양을 본 듯한 들뜬 표정의 우리가 이제 할 일은 빈둥거리기. 우리와 포터 아저씨 모두에게 하루씩 쉬는 시간이 주어졌다.
하루에 2천 불씩 버는 네팔 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