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만 교장이 학생들이 만든 작품인 열교환기를 설명하고 있다. 기업마인드로 학교를 운영하는 이곳은 인재양성을 통해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심명남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조영만 교장은 "이곳은 인재 양성을 통해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면서 "선 인턴 취업약정을 맺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라고 털어놨다. 그의 말이다.
"군 미필자를 선발하는 새로운 인사제도를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석유화학 산업은 고도의 전문기술이 필요한 산업입니다. 한 번 근무하면 연속근무를 해야 밥값을 할 수 있죠. 군대를 다녀와 연속근무를 해야 합니다. 취업자 80여 명 중 절반은 취업을 나갔고 나머지 40여 명은 군대를 다녀온 후 근무하기로 합격통지서를 받았습니다."이 학교의 모태는 1999년 전자화학고에서 출발했다. 처음엔 정원을 채우기조차 힘들었지만 2012년 마이스터고로 재탄생 되면서 180도 달라졌다. 마이스터고가 된 후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청, 여수시에서 110억을 지원받아 전교생 기숙사를 건립해 새로운 시스템의 교재로 수업이 시작됐다.
입학과정도 까다로워졌다. 지원자는 중학교 내신 50%와 심층면접 50%를 통해 선발된다. 면접은 여수산단 인사팀장이 직접 참여한다. 특히 면접전형에 '니코틴 검사 규정'을 두어 담배를 피우는 학생은 최하위 면접점수의 차점을 부여해 합격이 불가능하다.
교내에서 담배를 피우면 선도위원회가 열려 기숙사에서 퇴출된다. 올해 선발된 내신 성적 지수는 상위 18%대다. 주요학과는 공정운전과, 공정설비과, 공정계전과로 나뉜다. 이곳에선 고등학교와 전문대 5년간 과정을 3년으로 압축한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진다. 학생들은 보통 4개 이상의 자격증을 기본으로 취득한다.
무감독 시험은 이 학교의 강점이다. 핵심은 '정직'에 있다. 전국 1만2000여 개 학교 중 무감독 시험을 치르는 학교는 10개 내외다. 전남에선 최초다. 전교생이 태권도를 기본으로 배우며 감사일기도 써야 한다. 특히 화장실에서 실시하는 치킨파티는 이곳 화장실이 얼마나 청결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80억이 투입된 전 학년 기숙사 생활관은 현대식이다. 이곳에서 공동체 의식을 통한 인성교육이 길러진다. 특히 9일 전남교육청이 발표한 교육부가 선정한 '제13회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로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이날 3학년 학생들과 학교를 직접 둘러봤다. 마침 시험기간이라 교실에 적힌 무감독 시험이 치러지는 교실을 찾았다. 칠판에는 "무감독 시험에 있어 학칙을 준수하고 정직한 여수화학고인이 될 것임을 나의 명예로운 양심 앞에 선서한다"라고 적혀있다.
무감독 시험이지만 커닝은 꿈도 못 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