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 의회 '낭비성 예산' 부활 논란

새정치 이미영 의원 "비민주적" vs. 새누리 위원장 "의견 수렴했다"

등록 2015.12.10 16:54수정 2015.12.1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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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남구의회가 상임위에서 삭감된 1회성 낭비예산을 예결위에서 부활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 남구의회가 상임위에서 삭감된 1회성 낭비예산을 예결위에서 부활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울산 남구의회

집행부의 예산 집행 등을 감시하라고 주민들이 뽑아준 지방의원들이 오히려 낭비성이 있다며 상임위에서 삭감한 예산을 예결위가 부활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전체 14명의 의원 중 10명이 새누리당 의원인 남구의회는 수적 우세를 몰아 새누리당 의원들이 같은 당 소속 지자체장의 선심성 축제 예산 등을 대부분 복원시킨 것. 이 때문에 주민단체 등으로부터 "남구의회 의원들이 과연 주민의 대표가 맞나"하는 지적이 일고 있다.

울산 남구 의회, 상임위가 삭감한 낭비성 예산 그대로 부활시켜

울산 남구청의 내년 예산을 심의하고 있는 남구의회는 지난주 1주일간 상임위별로 집행부의 부서별 예산 심사를 하면서 일반회계(세출) 예산 9억5910만7천원을 삭감했다. 이 예산은 해피강변가요제 2천만원, 남구사랑 단풍길 걷기대회 5500만원 등 1회성 보여주기식 예산에다, 구정핵심정책 집중홍보 7천만원 등 구청장의 치적을 알리는 예산이다.

하지만 지난 8일 열린 남구의회 예산결산위원회는 삭감된 9억5910만7천원 중 8억5770만원을 부활시켰다. 특히 행정자치위원회의 경우 상임위가 삭감한 3억5216만원(12개 예산항목) 중 오타로 생긴 1296만원 1개 항목만 상임위 안대로 삭감하고 나머지는 모구 구청이 제출한 원안대로 부활시켰다. 또한 복지건설위 상임위는 6억694만7천원을 삭감했지만 예결위는 8844만7천원만 삭감하고 5억1850만원은 그대로 부활시켰다.

문제는 지난 8일 예결위 진행과정이 비민주적이었다는 야당의원의 주장이 나왔다는 점. 전체 7명의 예결위원 중 유일한 야당의원인 이미영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10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예결위 당시 정회를 선언한 상태에서 마이크를 끄고 계수조정에 들어갔는데 충분한 토론도 없이 표결로 예산안을 의결했다"며 "그야말로 날치기 통과인데, 아무런 속기록도 남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이미영 의원은 또한 "표결하기 전에 속개한다는 선언도 없었고, 새누리당 예결위원장은 안건을 통과시키면서 의사진행발언을 받아들이지 않고 산회를 선언했다"며 "주민들 앞에서는 웃고 다니는 의원들이 집행부의 예산을 이처럼 날치기 부활한 것을 주민들에게 뭐라 말할 것인가"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상임위에서 예산을 삭감할 때는 주민의 세금이 일회성 낭비예산으로 쓰여지는 것을 막자는 취지였다"며 "하지만 고스란히 이 예산을 부활하는 것은 주민의 대표가 아니라 집행부의 대표와 다름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안대룡 예결위원장은 "계수조정을 할 때는 정회하고 마이크를 끄고 하는데, 계수조정 자체가 표결이다"며 "이미영 의원 주장과 달리 속개도 선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예산을 부활한 것은 충분한 의견 수렴 후 당위성을 갖고 한 것"이라며 "집행부 실과장들이 충분한 설명을 해 의원들이 수긍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 남구의회 의장이 지난 4월 임시회에서 구청의 예산낭비 등에 관한 야당의원의 5분 자유발언을 "(같은 새누리당) 구청장의 심기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는 주장이 해당 야당의원과 울산시민연대로부터 나와 논린이 일은 바 있다. (관련기사 : "구청장 심기 불편"하니 구의원 자유발언 중단?)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 남구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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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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