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30일 프랑스 파리 르부르제 공항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서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 윤성규 환경부 장관.
연합뉴스
8일(현지시각), 파리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가 중반을 넘어 합의문 도출을 위한 막바지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정부 협상수석대표인 환경부 윤성규 장관이 조기 귀국해 버렸다. 수석대표인 박근혜 대통령이 정상연설을 마치고 귀국했기에 남은 협상에서 한국 대표는 윤성규 장관이었다.
2020년부터 모든 나라가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하는 신기후체제의 출범을 논의하기 때문에 이번 회의는 "지구 역사상 가장 중요한 2주일"이라고 불린다. 파리합의문(Paris agreement)은 신기후체제의 근간이 되며, 감축, 적응, 재원, 역량배양, 기술, 투명성에 대한 원칙과 방향을 담게 된다.
파리기후총회 연설회장에 나타난 나경원 의원지난 5일, 실무협상을 통해 36쪽의 초안이 나왔다. 초안에는 아직 수많은 빈칸들이 있고, 남은 기간 동안 협상을 통해 완성해야 한다. 이제부터는 각국 장관급 고위대표가 나서 정치적 타결을 해야 한다. 여기서부터 선진국과 개도국의 기 싸움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데, 합의문은 늘 마감시간을 넘겨서야 완성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종합의안에 대해 협상하고 정치적인 판단을 해야 할 협상수석대표가 귀국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환경부의 심각한 직무유기이다. 환경부는 기후변화협상 역할을 외교부에 넘긴 것일까? 윤성규 장관의 귀국은 정부가 이번 기후변화총회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윤 장관이 귀국함으로써 8일 진행되는 고위급세션 연설은 차순위인 외교부 최재철 기후대사가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파리기후총회 연설회장에 나타난 사람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나경원 위원장이었다. 각국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정책을 밝히는 고위급세션 연설은 거의 장관이나 대표단 대표가 한다.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방침에 대해 밝히는 연설을 국회의원이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에너지경제신문> 보도에 의하면 환경부는 나경원 의원이 연설한다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