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 규탄 집회에는 참가자들이 이른바 '복면방지법'을 비판하는 의미에서 저마다 가면을 쓴 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를 못마땅하게 지켜보던 한 노인은 우산으로 이들의 가면을 벗겨내는 등 행패를 부렸고, 종편 카메라는 이 모습을 담았다.
정민규
박근혜 대통령이 국제적인 비난을 받는 테러집단인 IS보다 더한 존재로 몰아간 복면 시위대가 대규모로 나타났으니 남아나는 유리창이 없어야겠지만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폭력성은 이들을 대하는 일부 시민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욕설이 섞인 폭언을 하는 사람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합법적으로 신고한 행진을 하는 집회 참가자의 얼굴을 때려가며 가면을 벗기는 할머니까지 있었습니다. 민주노총 상근자가 조곤조곤 집회의 이유를 설명했지만 대화는 불가능했습니다. "대통령이 이렇게 잘 먹고 잘살게 해줬는데 왜 데모를 하느냐"는 것이 가면을 벗겨낸 할머니의 불만이었습니다.
할머니와 비슷한 연배의 노인이 길을 가다 멈춰 "이 사람들 할 말 하는데 왜 그러나, 우산으로 눈 찌르면 어쩌려 그러냐"고 나무라듯 말했지만 할머니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습니다.
이 정도 충돌 역시 전에 없던 상황은 아닌데 돋보인 건 종편들의 취재 열기였습니다. 보수 성향의 종편 매체들은 할머니의 모습을 열심히 찍었고, 이를 본 집회 참가자는 "내일 또 저걸로 하루 종일 떠들겠구먼"이라고 혀를 찼죠.
그리고 그 참가자의 말은 곧바로 실현됩니다. 보란 듯 채널A는 3일 뉴스특보를 통해 할머니의 분노를 시민 불편 사례로 소개했습니다. 정작 집회는 별다른 충돌도 없는 '준법 집회'였는데 말입니다. 참고로 이건 담당 경찰서장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복면금지안 조롱=복면 난동 용인? 이상한 보수 언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