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나르샤> 세트장, 낯익다 했더니...

드라마 세트장 활용의 좋은 예, 서동요테마파크

등록 2015.12.04 09:59수정 2015.12.0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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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에서 조성해서 지속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몇 개의 세트장을 제외하고 잘 관리되고 있는 곳이 드물다. 한때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외부에서 관광객이 유입되어 수입이 늘어나 그 돈으로 관리비용을 충당했으나 드라마가 종료되고 나면 상황은 달라진다. 대부분의 세트장이 관리 소흘로 인해 망가지면서 관광객도 줄어들어 폐허처럼 변한 곳이 적지 않다.

2000년대 들어 지방자치단체들은 영화나 TV 드라마 촬영 유치를 위해 예산을 투입하고 홍보를 하였지만 지자체의 열성은 기대치에 못 미치고 결국 방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서동요 세트장이 있는 충남 부여군은 2006년 3만3천여㎡의 대지에 백제·신라 왕궁촌, 태학사, 하늘재, 저잣거리 등을 조성하기 위해 60억 원을 투자했다.


초기 투자 당시 지자체 장의 실적 때문이라는 말도 많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드라마 세트장으로서 오랜 시간 지속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게 해준다.

서동요 테마파크 육룡이 나르샤가 촬영되는 곳
서동요 테마파크육룡이 나르샤가 촬영되는 곳최홍대

부여군에서 30여 분 거리에 위치에 있는 서동요테마파크(부여군 충화면)는 지리적인 여건이 좋은 곳이다. 초기에는 백제 무왕과 선화공주의 사랑을 소재로 한 <서동요> 촬영을 위해 건립이 되었기 때문에 백제색이 강한 곳이었으나 여러 번의 리모델링을 거쳐 지금은 백제, 고려, 조선시대를 촬영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드라마 세트장이 한계가 있는 이유는 세 가지이다. 지리적인 여건, 세트장 완성도, 특정 배경색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세트장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시대적인 배경과 전혀 맞지 않으면 촬영 장소로 활용되기 힘들다.

여성이 대기하던 공간 서동요 테마파크의 한 건물
여성이 대기하던 공간서동요 테마파크의 한 건물최홍대

처음에는 백제시대를 촬영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2012년 SBS의 투자를 통한 리모델링과 2015년 <육룡이 나르샤> 촬영을 위한 리모델링을 통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서동요테마파크는 2006년 SBS드라마 <서동요> 이후, <대풍수>, <일지매>, MBC 드라마 <계백>, <수백향>, 올해에는 SBS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로 인해 다시금 관심을 받고 있다.

관리가 잘되는 세트장 실제 사람이 거주할 수도 있는 느낌
관리가 잘되는 세트장실제 사람이 거주할 수도 있는 느낌최홍대

서동요테마파크는 부여군 예하의 시설 공사가 관리 주체이기 때문에 관리가 비교적 잘 되고 있다. 드라마가 끝난 후 애물단지가 된 후 최악의 상황에서는 철거해야 하는데 철거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 과정에서 드라마의 투자사와 자치단체의 법정 다툼이 일어나기도 한다.


서민들이 살던 곳 서민들이 살던 공간을 재현해 놓은 곳
서민들이 살던 곳서민들이 살던 공간을 재현해 놓은 곳최홍대

서동요테마파크를 한 번 둘러보았는데 관리상태가 비교적 양호하고 실제로 살 수 있을 정도로 만든 건물도 눈에 띄일 정도였다. 세트장이 지속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방송사나 드라마 투자나 제작을 맡은 회사에서 리모델링등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해주어야 한다.

시대가 공존하는 공간 백제, 고려, 조선이 만나는 공간
시대가 공존하는 공간백제, 고려, 조선이 만나는 공간최홍대

부분적으로 백제와 고려, 조선의 건축 양식이 섞여 있기는 하지만 촬영할 때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편집하면 표현하는 데 있어서 별다른 문제는 없다. 왕궁 밖 서민들어 거주지였던 왕궁촌이나 서민들의 생활을 잘 보여주는 어물전, 약초전, 명주전, 곡물전, 죽세전 등의 저잣거리가 잘 조성되어 있고 고대 삼국 중 백제에만 존재했던 박사제도와 박사들이 자기 분야를 연구하고 실습하는 학사로 태학사들을 이곳에 만들어 놓았다.


천혜의 자연환경 서동용 테마파크의 주변 공간
천혜의 자연환경서동용 테마파크의 주변 공간최홍대

2010년대부터 전국적으로 유행한 각종 올레길이나 둘레길을 조성할 수 있을 정도로 이곳의 자연환경이 좋다는 것도 커다란 장점 중 하나다.

시대를 말하다. 고증을 통해 탄생한 공간
시대를 말하다.고증을 통해 탄생한 공간최홍대

2006년 드라마 제작발표회 장소로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되기도 했던 황화궁이나 왕궁 밖에 위치한 좌평 이상 고급 관리의 집인 부여선의 집등이 이곳에 재현되어 있다. 드라마나 배우들의 인기만을 보고 드라마 세트장을 건립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

이제는 드라마 세트장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주변의 관광지나 상권과 연계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시대를 아우를 수 있는 세트장을 건립하고 관리 주체를 명확하게 하여 지속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하여 자체 운영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여 경제성을 확보한다면 장기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서동요테마파크는 세트장이 건립된 지 올해로 10년째이다. 다른 지자체에서 건립한 드라마 세트장은 드라마가 종료된 후 짦게는 1년, 길어야 3~4년 만에 흉물로 전락한 것에 비하면 합격점을 받은 셈이다.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관리 주체가 명확하고 방송사나 제작사와 윈윈 관계를 유지한다면 지역의 관광자원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다.
#서동요테마파크 #육룡이나르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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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지 쓰는 남자입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음식을 좋아하며, 역사이야기를 써내려갑니다. 다양한 관점과 균형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금은 열심이 사는 사람입니다. 소설 사형수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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