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옹리옹는 생텍쥐페리의 고향기도 하다. 생텍쥐페리도 이 골목길을 걸어 푸비에르 언덕에 오르지 않았을까?
김민수
결코 세련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온통 과거의 것만 있는 것도 아니다. 그들의 문화는 아주 천천히 흐르고 있는 것이다.
그랬다. '빨리빨리'에 익숙한 내게 그들은 '느릿느릿'을 말하고 있었고, 천천히를 말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 '느릿느릿'문화는 다양했는데, 여전히 골목길마다 책방이 자리하고 있고, 음반가게에는 CD와 LP판도 판매되고 있었다. mp3 음원을 실시간으로 다운받아 음악을 듣는 우리가 볼 때에는 촌스러워 보일지 모르겠으나, 그렇게 천천히 사며 서로서로 살아간다.
특별히 LP판은 우리처럼 복고풍 열풍이 불어 재등장한 것이 아니라, 지금껏 이어져오고 있었다는 점에서 우리와는 다르다. 그들은 옛 것을 사랑하고, 옛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스위스는 물론이고 프랑스의 숙소에서도 머무는 동안 비데 같은 것은 구경할 수 없었고(더 현대식으로 꾸며진 곳에는 있을지 모르겠으나), 마치 80년대 어간(於間)을 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급격하게 변하지 않는 것, 그것은 그곳에 사는 이들에게 안정감을 가져다 주는 요인이 될것이다. 우리는 너무 급격하게 변하는 세상에서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불안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