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스잉 신작 '마윈'세상에 어려운 비즈니스는 없다는 부제가 붙은 이책은 알리바바 마윈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열린책들
이 기업의 과거와 현재가 보고 싶다면 최근 국내에 출간된 <마윈>(류스잉 등 저/ 열린책들 간)과 <참여감>(리완창 저/ 와이즈베리 간)을 읽길 권한다. 사실 두 책을 읽으면 우리기업에게 사라져가는 사업의 추진력은 물론이고 시장이나 고객과의 소통 능력에서 탁월함에 놀랐다.
지난해 9월 19일 나스닥에 상장되어 시가총액 2314억달러를 기록한 알리바바는 올 11월 11일 광군제(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하루에만 매출 16조 원 가량을 달성하는 등 폭풍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금융, 물류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미디어까지 판도를 넓히고 있다. 이런 행보는 이번에 출간된 <마윈> 평전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저지앙성 항저우 태생인 마윈은 영어강사로 명성을 떨쳤다. 그러던 중 시 정부의 자문역으로 미국을 방문해 그곳에서 닷컴기업의 탄생을 안다. 감금 당해 죽을 뻔한 우여곡절을 겪고 귀국한 그는 1995년 4월 귀국해 '차이나페이지'를 만들면서 벤처에 뛰어든다. 가까운 이들이 그의 사업에 같이하지만 닷컴기업이 그러하듯 수없이 많은 위기를 만난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은 전략적 사고에 능하다는 것이다. 초반에는 상무부 프로젝트나 광교회 프로젝트 등 단순한 사이트 구축에 주력하지만, 서서히 인터넷이 세상을 바꾼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결국 수차례 기존 틀을 깨고 나와 B2B기업인 알리바바를 만들고, C2C기업인 타오바오를 만들어내간다. 필요에 따라 즈푸바오라는 결제회사를 만들었으며, 최근에는 물류 등을 갖춘 독자적 종합 기업으로 성장해 간다. 밖에서 보면 중국이라는 거함을 탄 그를 무너뜨릴 수 없어 보인다.
그의 성공비결에서 꼽을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적절히 언론을 활용하는 능력 같다. 많은 위기를 겪지만 그는 불가근불가원(멀지도 가깝지도 않는 언론과의 거리)을 지키면서 이슈를 선점해 간다. 또한 자금이나 회계 쪽 인재들은 물론이고 기획 파트의 인재를 받아들여 자금문제는 물론이고 홍콩과 나스닥 상장을 성공해간다.
이런 가능성에는 마윈의 능력을 알아본 손정의나 골드막삭스 같은 통큰 투자자들의 판단과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손정의는 투자 뿐만 아니라 적절한 시기에 사업 방향을 제시해 알리바바의 상장과 더불어 60조 원 가까운 부를 얻을 수 있었다.
그밖에도 그의 장점은 많다. 전문가에 대한 존중, 고객 니드의 파악과 신뢰를 지키는 것, 직원들의 스톡옵션 부여를 통한 이익 나누기 등도 그의 장점이다.
그러나 그 역시 단점이나 실패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초기 손정의 등에게 투자받은 2천700만 달러를 너무 급하게 쓰다가 700만 달러만 남은 상태에서 급히 직원을 내보내는 구조조정을 거친다. 한국, 홍콩 등에 지사를 만드는 국제화 작업을 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결국인 거점인 항저우로 복귀하는 자세를 보인다.
그러나 이런 곡절을 넘어 나스닥의 상장을 이뤄내고, 지속적으로 알리바바를 확장하는 그를 보면 사실 그의 생각을 점치기란 쉽지 않다. 알리바바가 지금 나열한 분야는 전자 기기를 제외한 모든 온라인 사업이 망라되어 있다. 스스로도 전자맹이라 할 만큼 전문지식이 없지만 그는 이런 일들을 콘트롤해내는 게 신기할 뿐이다.
그렇다고 알리바바나 마윈의 성공이 영원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중국 증권 용어에는 'BAT risk'라는 용어가 있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의 위기라는 말이다. 온라인 시장은 오프라인 시장과 달리 순식간에 뒤집어 질 수 있는 만큼 영원한 강자는 없다. 알리바바 역시 이베이 같은 세계적인 기업의 경쟁을 떨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한 돌파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업이 그런 힘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하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샤오미의 성공에는 기업의 일방적인 사업주도가 아닌 직원, 마니아층, 소비자과의 소통이 있다. 알리바바는 풍문으로 들은 기업이라면 샤오미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기업이다. 가성비 좋은 보조배터리나 밴드, 블루투스 스피커 등으로 작은 부분에서부터 우리 마음을 사로잡았다.
"중국 사람은 한국 경쟁자로 생각 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