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김재광 노무사는 이 장면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그 결심을 한다는 건 자신을 세상과 맞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명 센터장도 "혼자서는 절대 못 입는다. (조끼를 입으면) 사용자가 얼마나 괴롭힐지 아니까"라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에서 노조 활동을 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빨간 조끼 입기'로 설명했다.
<송곳> 원작 웹툰을 그린 최규석 작가의 소개로 지난 11월 23일 경기도 부천시 부천비정규직센터에서 만난 구고신의 실제 모델 두 사람은 '노조는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기자의 편견을 깼다. 밥벌이를 걸고 사측의 부당함에 맞서 싸우는 '송곳' 같은 사람을 현실에서 만날 수 있다고 했다.
[빨간 조끼] 노조 때문에 회사가 망한다고? 기자가 "노조는 빨간 조끼와 팔뚝질, 머리끈 질끈 묶는 과격한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고 하자, 김재광 노무사는 "그럼 파란 조끼 입고 리본 달고, 투쟁을 화합으로 바꿔서 하면 나아질까"라고 반문했다. 이종명 센터장은 "그럴 수밖에 없게 만드는 환경을 먼저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회사) 환경이 왜 그를 그렇게 내모는지 먼저 알아야 한다. 그걸 한 마디로 '과격하다'고 하는 건 옳지 않다. 임금을 똑바로 안 주는 사용자한텐 벌금을 아무리 때려봤자 10만 원, 20만 원이다. 임금을 못 받는 노동자 가족은 생활이 안 되고 굶어 죽는다. 그 노동자가 열 받아서 책상 한 번 걷어차면 폭력으로 50만 원, 100만 원의 벌금을 문다. 이게 정상 사회인가."
김 노무사는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노조 활동을 하겠다고 나서기 어려운 까닭을 "가진 자들의 욕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동3권이 헌법으로 보장돼 있어도 (노조 활동을 하기가) 어려운 이유는 사회를 지배하는 자들이 (노조 만드는 것을) 싫어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쇠파이프 노조' 발언을 예로 들었다(
관련 기사 : 김무성 "노조 쇠파이프 없었으면 3만 불 넘었다"). "먹고 살 만해서 만드는 노조는 없다. 회사가 구조 조정이나 해고를 하려고 하니 노조를 만드는 거다"라면서 "여당 대표가 '노조 때문에 망한다'고 말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 상식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빨갱이] 편견을 가진 자도 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