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정 도예가
김영숙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어학사전을 검색하니 도예(陶藝)란 '도자기 공예(또는 도자기를 가공한 공예품)'라고도 '도기(陶器)의 예술(藝術)'이라고도 한다. 또한 도기란 도기와 자기를 합쳐 이르는 말인데 도기는 토기라고도 하며 초벌구이만 한 것이고, 자기는 유약을 바른 고급 유기를 말한다.
도자기가 완성되는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면, 처음에는 손이나 물레, 석고물로 성형(만들기)을 한 후 건조한다. 건조 후 초벌구이(800~1000˚C)를 하고 유약을 발라 두벌(재벌)구이(1250˚C~1300˚C)를 하면 완성된다. 도자기에 그림을 넣으려면 초벌을 한 후 그 위에 그림이나 무늬를 넣어 유약을 바르면 된다.
"도예란 흙으로 만들어서 불에 구운 모든 것을 말하기도 해요, 초벌에서는 8시간, 재벌에서는 10시간 이상을 가마에서 굽죠. 같은 종류의 흙과 유약을 사용해도 가마에 구웠다 꺼내면 작품이 다 달라요. 색깔도 다르고 심지어 크기도 달라진다니까요."이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실전 경험은 돈을 주고도 못 살 만큼 소중하단다. 유 대표는 "체계적인 이론은 부족할지 모르지만 몸으로 부딪쳐 얻은 소중한 경험으로 방법을 많이 터득했어요"라고 했다.
운명처럼 만난 배우자와 시작한 제2의 삶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유 대표는 에어컨 제조회사를 10년 넘게 다녔다. 회사에서 갑자기 직원들에게 일본어 교육을 강요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였다. 어느 날 우연히 티브이(TV)에서 일본어로 10분간 전화통화를 하면 실력이 늘어난다는 광고를 보고 곧바로 신청했다.
당시 일본에서 6년간 연극을 공부하고 귀국한 한 남자는 전화통화로 일본어를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 남자는 유 대표와 연결돼 전화통화로 일본어를 가르쳤다. 전화로 공부하다 호감을 느낀 이들은 직접 만났고 늦은 밤까지 통화로 이어진 사랑은 몇 달 후 결혼에 이르렀다.
서울에 살던 남편은 유 대표가 사는 인천으로 와 남동구 만수동에 신혼집을 차렸다가 장수동으로 이사를 갔다. 연극 연출을 전공한 남편은 2008년에 '장수동 새동네 프로젝트'를 벌였다. 2006년 '개 지옥 사건'이라는 오명을 얻은 장수동을 지역주민의 힘으로 새롭게 바꿔 동네를 살리자는 취지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주민들의 호응과 입소문으로 많이 알려져 동네 축제로까지 발전했다.
그게 계기가 돼 유 대표 부부는 남구 우각로 문화마을을 조성할 때 남구로 이사를 왔다. 유 대표는 이곳에서 남편의 일을 돕다 우각로 문화마을에 있는 도예공방에서 처음 도예를 배우기 시작했다.
"2012년 1월에 남구로 이사 왔어요. 남편 덕분에 인생이 바뀌었는데 정말 좋아요. 도예도 배우고 결국 공방도 차렸는데 제 꿈을 이룬 거죠. 사실 예전에는 제가 뭘 좋아하는지도 몰랐어요. 지금도 새로운 것을 개발할 때 느끼는 희열은 말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합니다. 새로운 창작품이 나올 때마다 행복하고 더 좋은 작품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이론이 부족하다'는 유 대표의 말은 대학에서 전공으로 배우지 않았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었던 것이었다. 유 대표가 걷고 있는 길은 '전공자가 아니어도 도예가의 삶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의 집중력 향상과 엄마의 스트레스 해소를 한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