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코리아와 일본의 친구 그림전' 행사에 참여한 한국의 중학생들이 작은 콘서트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오사카 실행위원회
행사의 마지막 날인 15일에는 '중학생들이 생각하는 남북코리아의 평화와 통일', '오사카 그림전 5년의 이야기', '일본에서 다문화로 살아간다는 것'의 주제로 세가지 섹션의 이야기마당이 진행되었다. 모든 주제가 재일동포들의 삶의 흔적들이 묻어나는 것 들이었다.
'중학생들이 생각하는 남북코리아의 평화와 통일' 마당에는 일본 중학교 친구들과 한국의 중학교 친구들 그리고 코리아국제학교 학생들이 둘러 앉아 진행되었다. 재일동포 청년들의 진행과 통역속에서 중학생들이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이 중학생들이 둘러 앉은 자리에 한반도와 일본의 땅이 투영되는 듯 했다. 아이들 사이로 바다가 보이는 듯 했다.
아이들은 평화에 대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이야기했다. 사용하는 언어는 달랐지만 이 아이들이 원하는 평화가 소박하게 서로 닮아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가족들,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 ,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것', '내가 좋아하는 학교에서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것' 등이었다. 동북아를 둘러싼 불편한 정치적 감정들이 아직 아이들에게는 자리잡히지 않아 다행이다라고 생각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사회에서 소수자로 살고 있는, 우리의 상황으로 이야기 한다면 다문화가정으로 살고 있는 재일동포 친구가 이야기를 꺼냈다.
비록 통역을 통해 들었지만 그 아이의 감정은 표정을 통해서 고스란히 전달 받을 수 있었다. 한인들이 밀집하여 살고 있는 오사카 쯔루하시에서 재일동포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는 일본 극우단체의 시위가 있었고 그러한 행동이 우리를 평화롭지 않게 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그러한 행위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였다.
멀지 않은 곳에서 우리의 동포들이, 심지어 어린아이들 조차 우리와 같은 피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불편하고 두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과 본국인 한국에서는 그에 대해서 어떠한 도움을 주고 있지 않는다는 부끄러움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평화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 아이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동네를 자유로이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것에서부터 평화는 시작되어야 할 것 같다.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어 행사장을 나왔다. 서로 교류했던 중학생들은 헤어짐을 달래며 서로 부둥켜 안아주었고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 공항으로 가는 차를 타는 순간까지 많은 분들이 인사를 해주었다. 그 순간 한 가지 잊고 있었던 것이 다시 생각났다. 이 행사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일본인들이 함께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재일동포를 비롯한 일본사회의 소수자들의 인권과 권리를 위해 그리고 한반도의 통일과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일본인이 많이 있다는 것을 우리 역시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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