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튜빙하러 가는 길툭툭에서 내린 후 15분 정도 걸어야 한다.
이수지
어디를 가나 눈에 띄는 한국 사람들라오스에는 한국인이 정말 많다. <꽃보다 청춘>을 보며 모두 "꽃보다 청춘!"을 외치는 20대부터 한가롭게 물놀이 하시고 구경다니시는 50, 60대 어르신들까지 라오스 여행을 하다보면 다양한 나이대의 한국인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급박하게 예약하고 올라탄 툭툭에는 모두가 외국인이었고 우리만 한국 사람이어서 둘이서 이래저래 이야기를 하며 오는데 가이드를 해준 라오스 현지인과 간단히 몇 마디를 나눌 수 있었다. 우리가 한국인이고 그 라오스 청년보다 나이가 많다고 하니 갑자기 "누나, 누나! 남동생, 남동생!"이라고 말하길래 친구와 박장대소를 하며 웃었다. 그러자 수줍어하던 청년도 웃으며 금세 친해졌다. 카약킹 코스까지 우릴 안전하게 가이드해주고 같이 사진도 찍고 악수도 하며 더욱 기억에 남는 방비엥 코스 투어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한국사람들이 라오스를 얼마나 오염시키고 있는 것일까, 한국인들의 막무가내 근성과 급한 성격이 라오스 여행지에서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유명한 관광지에 있는 라오스 현지인들은 호객행위 때도 한국말을 서슴없이 했었고 1년 사이에 라오스에는 한국어 간판도 엄청나게 생겼다. 관광 투어소에서도 <꽃보다 청춘>을 틀어놓으며 많은 한국인들을 맞이했고 나도 직접 가보니 방비엥에는 어마어마한 한국인들이 이곳 저곳을 활보하고 다니고 있었다.
어느 여행지든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있을 수 있고 그곳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오겠지만 정말 '점령'이라는 단어가 걸맞을 정도로 많은 한국 사람들이 방문하는 라오스가 변하고 있음을 느꼈다. 라오스도 점차 상업화되며 한국 사람들을 관광객이 아닌 지나가는 '돈'으로 보는 것 같은 그들의 눈빛에 괜한 씁쓸함마저 느꼈다. 복잡한 생각을 하면서도 눈이 휘둥그레지고 우리나라에선 느낄 수 없는 자연환경과 아름다움에 나는 왜 라오스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지를 더욱 절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