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1월 29일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서울 광진구 화양동 건국대학교 상허기념도서관에서 학생들이 공부에 전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는 학술·고등교육전문지 기자로 11년을 생활하다가 최근에 학술정보서비스 전문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식콘텐츠(학술논문)를 모으고, 주로 교수·연구자·학생·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가치있는 지식서비스(학술DB)를 제공하는 것이 나의 일이다.
활동 무대는 인쇄매체에서 온라인매체로 바뀌었고, 서비스를 평가하는 입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으로 달라졌으며, 만나는 사람은 취재원이 아니라 고객이다.
같은 현장의 같은 사람을 만나도 나의 입장과 태도가 달라지면 관계도 새로워지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도 보고 듣고 겪게 된다. 나는 더 이상 기자가 아니다. 하지만 전문기자에서 전문가로 거듭나려고 노력 중이다.
기자 시절에는 보지 못했던 학술계의 현안과 이슈가 보이기 시작했다. 지식정보사회의 지식 유통 현실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 물론, 난 이미 기업의 구성원으로서 '기업의 관점', '시장의 시각'에 더 가까울 것이다. 그러나 학술 진흥과 학계 전반의 공익적 관점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시장과 공공의 조화, 학술계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내가 몸담고 있는 현장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국내 진짜 우수 논문은 한국에 없다우물안 개구리였는지는 몰라도 '학술지 국제화'의 결과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우수한 국내 논문이 국내에 없다는 것이다. 이미 100여 종의 학술지가 해외 출판사와 독점 계약된 상태다.
또, 국가 R&D가 투입돼서 생산된 논문 중 상당수가 해외 출판사에서 유료로 판매되고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연구비가 지급되고 이를 통해 생산된 논문이 해외 기업에서 독점계약을 맺고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