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잠긴 김수남김수남 검찰총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자신의 정치적 중립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자 잠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유성호
김수남 검찰총장 후보자는 최근 '5.16 혁명인가, 쿠데타인가'라는 국회의 서면질의에 "역사적, 정치적으로 다양한 논의와 평가가 진행 중에 있어서 공직 후보자로서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고 답변했다. 5.16을 바라보는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피해간 것이다.
이에 서기호 정의당 의원은 19일 열린 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5.16을 혁명이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대통령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 아니냐?"라며 "그래서 답변을 제대로 안한 것이라면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한 의지가 부족하다"라고 질타했다.
서 의원은 "인사청문회 후보자 가운데 이기택 대법관 후보자는 '쿠데타로 본다'고 답변했고, 역사학계나 법조계에서는 '5.16=쿠데타'가 정설이다"라며 "그런데 김 후보자가 쿠데타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은 대통령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대통령의 눈치를 보고 있어 개인적 견해를 밝히지 못한다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5.16은 역사학들 사이에서도 여러 가지 견해, 논의, 주장이 있어어 제가 어떻다고 얘기하는 것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검찰총장의 직무 수행에 지장을 줄 수 있다"라며 "그래서 개인적 견해를 밝히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청와대와 검찰 등 권력기관을 대구경북(TK) 출신들이 장악한 것을 염두에 둔 듯 "사정라인을 특정지역 출신이 독점하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이냐?"라며 "고향(TK)을 잘 타고난 것이 검찰총장 임명에 기여한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인사권자의 의중을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출신이나 학교도 문제가 안 된다"라며 "검찰총장에 취임하면 저부터 바르게 해서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소중한 가치가 잘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이춘석 의원은 "이석기 내란음모사건,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사건, 미네르바사건 등 과거에 맡은 사건들을 보면 공정하게 수사했다기 보다 정권의 가려운 곳을 정확하게 긁어주는 수사였다"라며 "검찰이 정치적으로 예속화되는 길에 서 있다"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그 사건들은 당시 정치적 고려 없이 철저하게 수사했고, 수사 결과 드러난 사실관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법과 원칙에 따라 업무를 바르게 처리하겠다는 소신이 중요하다"라며 "그렇게 합리적으로 의사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그런 소신을 보장할 수 있는 인사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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