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우리곁을 떠날 가을. 가을을 좀더 반짝반짝하게 즐기고 싶은 마음에 비오는 날에 마음이 상했습니다. 하지만 그 마음을 달래고 싶었습니다
이안수
어제 개었던 날씨가 오늘 다시 흐려졌습니다.
어느 정도 가뭄이 해갈되었다면 가을을 뽀송뽀송하게 보내고 싶었습니다.
가을이 쏜살같이 지고 있는 지금 몇 장 남지 않은 노랑과 빨강으로 물든 가을 나뭇잎과 윤기 나는 검정과 자줏빛 열매들의 화사함을 즐길 수 있는 날은 고작 한두 주뿐일 테니까요.
하지만 이내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날씨를 제가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바뀌어야할 것은 제 마음이니까요.
습도가 높은 날은 커피향이 더욱 그윽하다니 비오는 오늘을 좋아하기로 마음을 바꿨습니다.
일전에 해방신학자인 미국 유니언신학대학의 현경 교수님과 식사를 함께할 때, 저는 밥맛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현경(정현경) 선생님의 말씀에 빠져들었던 탓이지요.
서울이 좋아, 뉴욕이 좋아? 문제는 주소가 아니라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