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댐관리단 ‘물빛호’에서 바라본 진양호.
김종신
미끄러져 선착장을 나온 보트는 앞쪽으로 하늘 높게 치솟아 빠르게 물살을 가르며 나아갔다. 물문화관이 있는 언덕을 지나자 남강댐이 나온다. 댐 너머로 평거동 고층 아파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댐을 기준으로 둘러 나뉜 풍경이다.
남강댐은 진주를 비롯해 낙동강 하류 지역 홍수를 막은 1등 공신이다. 일제 강점기 일본인이 쓴 <진주대관>에 따르면 1920년, 1925년, 1933년, 1936년 대홍수가 있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1936년 8월의 대홍수 때는 남강 수위가 최고 9.5m에 이르러 장대동 제방이 터지고 진주성벽 일부가 무너지는 등 진주 전 시가지가 물에 잠겼다고 한다.
5500호가 침수된 진주 시내는 죽음의 거리로 변한 셈이다.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일본 강점기 때부터 댐 건설을 계획했다가 1962년 착공, 1969년 완공한 다목적댐이다. 이후 보강공사를 벌여 2001년 완료해 현재에 이른다. 진주 시내 가까이에 댐이 들어선 이유는 결국 부산을 비롯한 낙동강 하류 지역의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