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따~, 아지매요. 어디서 전화왔능 겨?",,,"몰라도 돼."
단풍은 숨어 있던 중년 여인들의 본성을 밖으로 끄집어 냈습니다.
임현철
단풍은 중년 여인들이 충분히 감탄할 만 했습니다. 내소사에 단풍 보러 가는데, 그 단풍 보기 전 예고편에 마음 다 빼앗기면 어쩌나 싶었습니다. 단풍의 감탄 속에 한 여인을 보았습니다. 찰라, 너무 놀라웠습니다. 그녀 얼굴엔 천상의 어린아이 같은 환한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웃음, 어찌나 맑던지. 마치 이제 막 태어난 아이의 세상에서 처음 짓는 순백의 웃음과 표정 같았습니다.
세상을 어느 정도 살아 온, 그래서 굴곡의 삶을 아는 중년 여인에게서 어떻게 저리 순진무구한 표정이 나올 수 있을까. 옆자리 여인에게 속삭였습니다.
"저 해맑은 표정과 웃음 좀 보세요. 중년에게서 어떻게 저런 표정이 나올 수 있죠?"그녀는 침묵했습니다. 그리고 '중년 여인이 어때서?', '뭐 이런 놈이 다 있어?'라는 표정으로, 별 거 아라는 듯 툭 말을 던졌습니다.
"단풍을 보려는 중년 여인의 순수한 마음이죠. 단풍이 주는 선물 아니겠어요?"아!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었습니다. 무릎을 탁 쳤습니다. 중년 여인들은 고된 현실에 적응한 사람일 뿐이었습니다. 그녀들은 그렇게 자신의 본성을 가슴 속 깊이 그대로 간직한 채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녀들은 아름다운 단풍을 접한 순간 숨겨두었던 본심을 단숨에 꺼낸 거였습니다. 그걸 몰랐습니다. 중년 여인들이 깨달음과 해탈의 경지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는 것을.
내소사 단풍은 경계 없는 부처님 '염화미소 단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