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등 53개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14일 오후 박근혜 정부를 규탄하는 '민중총궐기 대회'를 열기 위해 광화문광장으로 향하자 경찰이 이중차벽으로 막고 나섰다. 차벽에 막힌 대회 참가자들이 '횃불 시위'를 벌이고 있다.
권우성
[23신 최종신 : 오후 11시 26분]"12월 5일 민중총궐기에 다시 모이자" 민주노총, 해산 선언"박근혜 퇴진하라!""국정화를 중단하라!""쉬운 해고 박살 내자!""평생 비정규직 박살 내자!"이번에도 경찰의 이중차벽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그러나 성난 민심은 횃불로 타올랐고, 분노의 함성은 서울 중구 태평로를 뒤흔들었다.
끝까지 차벽을 넘기 위해 세종로 네거리에 모여있던 2000여 명의 민중총궐기 대회 참가자들은 오후 10시 56분경 정리 집회를 통해 7시간의 대치를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그들은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심각한 부상을 입은 보성 농민이 후송된 서울대병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사회자는 "지금 서울대병원에서 홀로 싸우고 있는 농민분을 만나러 서울대병원으로 함께 가자"고 독려했다.
앞서 이날 오후 7시경 경찰의 차벽 앞에서 한 고령의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다. 전남 보성군농민회 소속인 백아무개(69)씨는 쓰러지기 직전 기자들 앞에 서서 "우리가 이렇게 살아야 합니까"라고 울분을 토했다고 한다.
백씨 뿐 아니라 이날 30여 명의 시민들이 물대포와 캡사이신으로 인해 중경상을 입었다. 또한 경찰에 연행된 연행자 중에는 고등학생들도 포함됐다.
이날 총궐기 대회를 주도한 민주노총은 오후 11시에 해산을 선언했다. 대회 참석자들은 "12월 5일 민중총궐기에서 다시 모이자"고 다짐하며, 7시간에 걸쳐 경찰과 대치했던 태평로를 떠났다.
200여 명의 참가자들이 20분 여 더 태평로에 머물렀다. 대부분이 20대로 보이는 젊은 참가자들이었다.
[22신 : 오후 11시 10분]서울대병원으로 이어지는 각계 인사들 "근접 거리에서 살상 위협적으로 쐈다" 경찰이 14일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석한 고령의 농민을 직접 겨냥해 강력한 수압의 물대포를 발사한 것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백아무개(69)씨가 후송 돼 정밀 검사를 받고 있는 서울대병원에 사회 각계 인사들이 방문하고 있는 것도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방증하는 셈이다.
조영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총장은 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찰이) 2~3미터 앞에서 물대포를 직사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물대포는 최소한을 사용해야하는데 이번에는 상당히 근접 거리에서 살상 위협적으로 쐈다"고 지적했다.
조영선 사무총장과 함께 병원을 방문한 김종철 자유실천언론재단 이사장도 "철벽(차벽) 설치도 위헌이고,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 순방으로) 청와대에 없는 상황에서 평화 시위하는 사람을 (물대포로)쏜 것도 위법"이라고 말했다. 김종철 이사장은 이어 "물대포는 살상무기다. 불특정 다수를 향해 쏜 게 아니고 겨냥해서 쏜 것"이라며 "노인에게는 더 치명적이다. 이건 4.19때 김주열 열사가 최루탄에 맞은 것보다 심각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인들의 방문도 이어졌다. 오후 9시 40분경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박홍근·남인순 의원,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순옥 의원도 서울대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
[21신 : 오후 10시 40분] 대치 소강 국면에서 횃불 든 시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