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하는 코뿔소 개체수 분포도. 자바코뿔소는 약 60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Save The Rhinos Intl
코뿔소는 코끼리 다음으로 몸집이 큰 육상동물이다. 코끼리와 마찬가지로, 거구의 덩치와 어울리지 않게 나뭇가지와 이파리를 먹고 사는 초식동물이다. 한때 유라시아와 아프리카의 넓은 지역에 걸쳐 살던 코뿔소는 이제 아프리카와 아시아 몇몇 지역에만 분포한다.
서부검은코뿔소 등 이미 여러 종이 멸종해, 오늘날 생존하는 코뿔소 종은 다섯 종뿐이다. 아시아에는 인도코뿔소, 자바코뿔소, 수마트라코뿔소가 아프리카에는 흰코뿔소와 검은코뿔소가 남아있다. 이 중 자바코뿔소는 약 60마리, 수마트라코뿔소는 100마리가 채 되지 않는다. 두 종 다 세계자연보전연명(IUCN)이 '심각한 위기종(CriticallyEndangered)'로 분류했다.
아프리카의 흰코뿔소와 검은코뿔소는 두 종 모두 비슷한 검회색빛을 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7만 마리였던 검은코뿔소의 개체수는 이제 5천 마리로 감소했다. 흰코뿔소는 북부흰코뿔소와 남부흰코뿔소로 나뉘는데, 북부흰코뿔소는 이미 야생에서는 멸종되었다. 샌디에고 동물원, 케냐 올제페타 보호구역 등에 단 네 마리가 생존해 있다. 코뿔소 중 아직까지 가장 개체수가 많은 남부흰코뿔소는 2만 마리 정도가 남아있다.
성체(다자라 생식 능력이 있는 동물)가 된 코뿔소는 야생에서 천적이 없다. 그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져가는 이유는 바로 밀렵이다. 인간이 그들의 천적인 셈이다.
남아프리카 환경부의 집계에 따르면 2007년 남아프리카에서 밀렵된 코뿔소의 숫자는 13마리에서 2010년 333마리, 2011년 448마리 등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더니, 2014년에 들어서는 최고치인 1215마리를 기록했다. 2015년에는 8월까지 무려 코뿔소 749마리가 살해당했다. 7시간마다 한 마리가 희생되는 꼴이다.
이상태가 계속된다면 사라지는 코뿔소의 수가 번식하는 숫자를 넘어서게 되고, 흰코뿔소는 20년 후에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코뿔소가 목숨을 잃는 이유는 허무하리만큼 어리석다. 코뿔소 뿔이 해열부터 항암작용까지, 어떤 병도 고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라는 낭설 때문이다. 이 때문에 베트남과 중국 암시장에서 코뿔소 뿔이 약재로 거래된다. 최근 중국에서는 코뿔소 뿔 가루를 술 마시기 전에 복용하면 쉽게 취하지 않고, 숙취가 없다는 소문이 번지면서 젊은 부유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코뿔소 뿔의 성분은 각질(角質)이라고 부르는 케라틴(Keratin)이다. 케라틴은 우리의 머리카락, 손톱, 피부 등 상피구조의 기본을 형성하는 단백질이다. 코뿔소 뿔은 1킬로그램 당 7000만 원 상당의 가격에 거래된다. 24K 금보다도 더 비싼 가격이다. 즉 금값을 주고 이런 저런 효능을 기대하며 코뿔소의 뿔을 복용해봤자, 결국에는 자기 손톱을 뜯어먹는 것 이상의 효과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중동 지역에서는 높은 신분을 과시하기 위해 코뿔소 뿔로 단검의 손잡이를 만들기도 한다.
* 기사에 잔인한 사진이 포함돼 있습니다. 약효 없는 '코뿔소 뿔' 때문에 잔인하게 살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