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희 거산초 교사(교무부장)
심규상
"밤마다 '이러면 안 되는데….'하면서 자책하고 후회했다."교사 생활 19년째인 한진희 거산초 교사(교무부장)가 6년 전을 떠올렸다. 그는 "'내일 또 학교 가야 하나? 재미없어'하고 생각했다"며 "자존감도 바닥이었다"고 말했다.
거산초(충남 아산시 송악면)에 온 지 6년. 그는 "지금은 '내일은 어떤 일이 생길까? 재밌네!'하고 생각한다"고 활짝 웃었다.
거산초(충남 아산시 송악면)는 충남 행복나눔학교(혁신학교의 충남형 이름)의 '등대'로 불린다. 지난 2002년 폐교위기에서 지역사회가 나서 최초의 전원형 작은 학교로 거듭났다. 밤이면 반딧불이 불을 밝히는 마을은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배움터가 되고 있다.
학생 교육의 목표는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하고, 재주를 찾아 키우는 학생이다. '이웃과 더불어 사는' 배려심도 강조된다. 교사들은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고, 학생들의 꿈을 열어주는, 학생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선생님을 지향한다. 학교는 개성을 존중하고, 내 집같이 가고 싶은 학교 경영을 꿈꾼다.
우연히 만들어진 교육철학이 아니다. 한진희 거산초 교무부장은 "모든 학교 교과과정과 운영이 교사, 학부모가 함께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거산초와 다른 학교와의 차이점을 묻는 말에도 "협의 문화"라며 "다른 학교의 경우 교장이나 교감이 누가 부임하느냐에 따라 학교 문화가 바뀌지만, 우리 학교는 누가 오든지 '이렇게 해야 한다'는 문화가 있다"고 말했다. 교사회의에서는 학교운영의 대소사를 직접 결정한다.
거산초는 교사회의 외에 교사학부모연석회의, 교사학습 공동체 등 다양한 협의구조를 운영 중이다. 그는 "학부모들도 여러 지원단 활동과 교사 학부모 연수 등으로 교육과 학교 운영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교무부장은 거산초만의 자랑거리로 "끊임없이 움직이며 변화하는 모습"이라며 "거산초에서 생활한 6년 동안 줄곧 성장해온 느낌"이라고 답했다. 그는 "혁신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며 "사람 관계는 자연스럽게 생긴 게 아니라 협의를 통해 생긴다"고 말했다.
거산초? |
거산초는 1935년 송남보통학교 부설 간이학교로 시작, 이듬해 거산국민학교로 개교했다. 한때 12학급까지 늘어났지만 1992년 분교로 격하됐고 이후 학생 수 격감으로 매년 통폐합 위기를 겪었다.
특히 2002년에는 폐교위기에 몰렸다. 교사, 학부모,시민단체가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을 벌이면서 대안 교육에 나섰다. 이를 통해 2005년 거산초로 승격됐고, 전원학교로 선정(2009년)됐다. 교사회의,학부모,지역사회가 학교운영의 주체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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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나눔학교를 꿈꾸는 후발 교사들에게는 "작은 것부터 실천하고 시스템화해야 한다"며 "학부모 중에 1~2명이라도 열정적인 분을 찾아 그분들과 함께 협의하고 공부하고 경험한 것을 다른 학부모들에게 전파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행복나눔학교교는 행복"이라며 "가고 싶은 학교, 있고 싶은 학교이고 그래서 행복해진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주요 인터뷰 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