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회암이 퇴적된 벼랑에 물안개처럼 흘러 내리는 폭포
최오균
자연은 이처럼 사람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풍경을 만들어 낸다. 저 무지개는 사흘 맑은 날이 없다는 귀주성에서는 참으로 보기 드문 풍경이다. 황과수대폭포를 돌아보며 나는 내심 멋진 무지개가 걸린 폭포 사진을 찍었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
인터넷에서 보았던 무지개가 걸린 황과수폭포가 내내 머릿속에 잠재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풍경을 나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실낱같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황과수폭포를 돌아보았지만 끝내 무지개는 나타나지 않았다. 날씨가 계속 흐리고 햇빛이 비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진이란 풍경을 찍는 것이 아니라 때를 찍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사진을 찍고 싶어도 날씨가 허락하지 않으면 꽝이다. 그런데… 이곳 마링허 협곡에서 나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횡재를 만나고 있었다.
비록 거대한 무지개는 아니지만 태고를 숨 쉬고 있는 절벽에 서린 한줄기 무지개는 나를 기쁘게 해주기에 충분했다. 마치 물안개가 낙차를 하며 떨어지는 절벽에 영롱하게 서린 무지개는 말과 글로는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선사해주고 있었다. 나는 폭포에 걸린 무지개를 내 작은 네모난 상자에 마음껏 잡고 또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