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산초 학부모들이 학교를 자랑하고 있다.
심규상
송악면 거산리는 60여 가구, 총인구 250여 명에 불과하다. 주민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한다. 거산초는 1935년 송남보통학교 간이학교로 문을 열었지만 1992년 분교로 격하됐다. 이후 급감하는 학생 수로 여러 차례 통폐합위기를 겪었다.
지난 2002년에는 폐교 위기를 맞았다. 지역주민들은 폐교 반대에 나섰고 학부모와 교사 학교 살리기에 나섰다. 같은 해 2월 천안, 아산에 있는 학부모 96명이 전입해 폐교를 막았다. 이들은 작은 학교를 표방하고 학생 중심의 대안적 실천교육을 시작했다.
교사회의를 통해 학교운영을 결정했다. 둘레 산골 환경을 활용한 농촌학교를 지향했고, 텃밭을 가꾸고 동물과 꿀벌을 기르는 살아 있는 체험학습을 벌였다. 학부모들은 학부모교사연석회의, 학부모총회, 학부모대표자회의 등을 통해 학교교육에 함께 참여해 의견을 나눴다.
지금은 학생들의 80%가 거산에 거주하는 지역민이다. 20%는 인근 아산과 천안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오간다.
임영미씨는 아산에 살면서 이 학교에 4학년과 2학년 자녀를 보내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을 시골학교에서 다니며 어른이 될 때까지 영향을 받았다"며 "아이들에게도 자연환경 속에서 추억을 되새김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란희 학부모는 이 학교에 3학년과 6학년 아이가 다닌다. 그는 "교사들이 열의를 다해 애정으로 학생들을 돌봐 주신다"며 " 일반 학교에 비해 아이들에게 쏟는 시간과 에너지가 2~3배 많아 힘든데도 기쁨으로 알고 아이들을 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매달 학부모와 교사들이 스스럼없이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이 학교를 살렸다. 학교가 지역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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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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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실에서 노는 아이들 "권위 내려놓으니 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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