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교당(보물 제210호). 명필 한석봉 글씨로 선조가 서원에 내린 '도산서원' 현판이 걸려 있다.
김연옥
책을 보관하던 서고인 광명실은 동서 두 채이고 습해를 방지하기 위해 누각식으로 지었다. 광명실 현판이 퇴계의 친필이라 한참 쳐다보게 된다. 우리는 진도문을 거쳐 전교당(보물 제210호)으로 들어섰다. 전교당은 유생들을 교육하고 학문을 강론하던 강당이었다. 명필 한석봉 글씨로 선조가 사액한 현판이 볼 만하다.
도산서원은 사액서원이 되면서 영남 유림의 정신적 구심점이 되었고, 대원군 서원 철폐 당시에도 철폐를 면했다. 전교당 마당 좌우에는 유생들의 기숙사였던 동재와 서재가 자리하고 있는데 동재는 박약재, 서재는 홍의재라 불렀다. 사원 제일 뒤쪽에 위치한 상덕사(보물 제211호) 삼문으로 걸음을 옮겼다. 상덕사는 선생의 위패를 모시고 향사를 지내는 사당이다. 삼문 가까이 핏빛 가을을 토하고 있는 산비탈을 바라다보니 내 마음밭에도 가을이 성큼 들어앉았다.
조선 성리학을 대성한 퇴계에게 따라다니는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 주리론(主理論), 사단칠정론(四端七情論), 이기호발설(理氣互發說) 등 어려운 개념들이 내 머리를 지끈거리게 하지만 한국의 정신이라 말할 수 있는 그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을 품은 절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