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국정교과서 3인방, 25년만에 귀환

[발굴] 김정배·최몽룡·신형식, 전두환·노태우 정권에서 국사 교과서 집필

등록 2015.11.04 17:56수정 2015.11.0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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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
왼쪽부터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오마이뉴스

김정배(75) 국사편찬위(아래 국편) 위원장이 국정교과서 대표 집필진으로 임명한 최몽룡(69) 서울대 명예교수와 신형식(76)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모두 전두환·노태우 정부 시절 국정제로 나온 <국사>교과서를 만든 인사들이다. 같은 시기에 김 국편위원장도 <국사>교과서 제작에 참여했다.

김정배, 노태우 정부 교과서 호흡 맞춘 2명 대표집필진 임명

1980·90년대에 나온 국정 중고교<국사> 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노태우 정부 시절인 지난 1990년 3월 1일자(5차 교육과정)로 나온 고교<국사>(상)(하)권은 김정배 국편위원장과 신형식 교수가 연구진으로 참여하고, 최몽룡 교수가 집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당시 연구진과 집필진은 각각 12명과 9명이었다. 최 교수는 고대편 집필을 맡았다.

같은 시기에 나온 중학<국사>(상)(하)권 교과서의 집필에도 김 국편위원장과 신 교수가 나란히 참여했다. 두 인물 모두 고대사를 담당했다.

김 국편위원장과 신 교수는 전두환 정부 시절인 1982년 3월 1일자(4차 교육과정)에 나온 중학<국사>(상)(하)권 교과서의 호흡도 함께 맞췄다. 김 국편위원장은 연구진에, 신 교수는 집필진에 참여했다.

같은 시기 나온 고교<국사>(상)(하)권 교과서에는 김 국편위원장만 연구진으로 참여했다.


  1990년 3월 1일자(5차 교육과정)로 나온 고교<국사>(상) 교과서 맨 뒷장.
1990년 3월 1일자(5차 교육과정)로 나온 고교<국사>(상) 교과서 맨 뒷장. 윤근혁

민간정부로 들어선 뒤엔 상대적으로 나이가 적은 최 교수 혼자 국정교과서 제작에 참여했다.

그는 1996년 3월 1일자(6차 교육과정)에 나온 고교<국사>(상)(하)권 교과서의 집필을 맡았고, 중학<국사>(상)(하)권에서는 연구를 맡았다. 이어 2002년 3월 1일자(7차 교육과정)에 나온 중학<국사>교과서에서도 집필을 맡았다.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전두환, 노태우 군부정권 시절에 나온 중고교<국사> 국정교과서는 교과서라기보다는 정권 찬양 도구였다는 게 다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그런데 이런 교과서 제작에 참여한 3명이 거의 30년 가까이 흐른 뒤 약속이나 한 듯 국정제 집필진으로 부활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시대역행적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사정권 시절 국정교과서 참여세력의 화려한 부활

이에 대해 김 국편위원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김 국편위원장의 핵심 측근은 김 국편위원장의 1980년대 교과서 제작 참여에 대해 "국편위원장은 고대사 전공이어서 '전두환 찬양' 내용엔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한편, 김 국편위원장과 신 교수는 지난 2013년 9월 11일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 지지' 성명서에도 나란히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 당시 교학사 교과서는 친일·독재를 미화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

당시 두 인사를 포함한 23명의 '역사교육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성명에서 "역사교과서가 정쟁의 도구가 되고 있는 오늘의 이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국편의 검정을 최종 통과한 교과서들은 모두 대한민국의 역사교과서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요건을 갖췄을 것이다. 논란의 표적이 되고 있는 교학사 교과서도 교육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는 없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국정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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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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