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 절벽을 깎아 자전거도로를 내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모습이다.
정수근
때문에 환경 시민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동식 구미 YMCA 사무총장은 "구미시가 4대강 사업에 대한 어떠한 반성도 없이 비슷한 개발만 추진하고 있어 기가 막힌다"며 "제대로 된 타당성 조사나 생태적 고려 없이 진행되는 이번 자전거 도로 사업은 시민들의 혈세 낭비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하천생태탐방로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오히려 공사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생태적일 것"이라고 일갈했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또한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낙동강은 4대강 사업으로 물고기 떼죽음, 물 속 용존산소 고갈, 큰빗이끼벌레의 출현 등 급격한 생태 환경의 변화를 겪으며 시름시름 죽어갔다"며 "그런데 이번엔 지방정부가 수변 공간을 마구 개발함으로써 낙동강의 마지막 숨통을 끊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관해 구미시 담당자는 "이 사업은 3대문화권사업의 일환으로 중앙부처의 예산으로 공사를 벌이고 있다"며 "매학정 아래 만든 도로는 공사를 위한 임시도로이다, 해평습지 둔치에 탐방로를 만드는 건 사실이지만 하천관리인을 두어 (탐방객들이) 강변으로 가지 못하도록 계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구미 자전거길은 비교적 제방길을 많이 이용했고, 해평 습지에 조성 예정인 자전거 도로 또한 강 가장자리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철새 서식에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 해명했다.
얕은 강을 수심6m로 만든 뒤 바로 옆에 수영장 짓는다?칠곡군이 벌이고 있는 '낙동강 수변레저공원 조성공사'의 주된 내용은 낙동강이란 오래된 '천연 수영장'을 놔두고 국민 혈세를 투입해 바로 옆에 인공 풀장과 수영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4대강 사업 이전에 낙동강은 수심이 얕아 누구든 들어가 수영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4대강사업 이후 수심이 최소 6미터 이상으로 깊어지면서, 수영은커녕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곳으로 변했다. 야생동물도 강을 건널 수 없게 되면서 서식공간이 절반으로 줄었다. 4대강 공사가 생태계 단절을 낳은 것이다.
칠곡보 바로 옆인 칠곡군 약목면 덕산리에서 농사를 짓는 전수보씨는 이렇게 말했다.
"다 헛짓이라요, 국회의원 통해 600억 예산을 확보해서 이 일대를 개발하겠다는 것인데, 내가 보기엔 다리 하나 빼고는 다 헛짓입니더. 옛날에 그냥 강에 들어가 수영도 하고, 물고기도 잡고 했는데, 4대강 사업을 해서 이제는 물에 들어갈 수도 없도록 만들어 놓고, 그 옆에 풀장을 짓는다는 게 도대체 정신이 박힌 짓인가 말입니다. 국민 세금이 줄줄 새고 있어요." 그는 또 "그 돈의 일부만 들여 배수터널을 만들어 칠곡보 밑으로 물을 빼주면 농사라도 제대로 지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절박한 사업은 안 하고 저런 헛짓에만 돈을 펑펑 쓰다니, 무슨 나라가 이렇습니까?"라고 강하게 비난했다.